인도네시아 술라웨시섬에서 확인된 가장 오래된 동굴 벽화의 모습. 왼쪽에는 가로 136cm, 세로 54cm 크기의 멧돼지 그림과 손도장 자국이 남아 있고, 오른편 2·3번도 멧돼지 형태다. 4번은 부식이 심해 형체를 알아볼 수 없으나 멧돼지로 추정하고 있다. 사이언스 어드밴스드 제공
인도네시아에서 인류가 그린 가장 오래된 동굴 벽화가 발견됐다.
호주 그리피스대와 인도네시아 국립 고고학연구소(ARKENAS)가 참여한 연구팀은 13일(현지시간) 국제 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스드’에 술라웨시섬의 석회암 동굴에서 멧돼지가 그려진 벽화의 연대를 추정했다고 밝혔다. 이 그림은 4만5000여 년 전에 그려진 것으로 추정된다.
학술지에 실린 내용에 따르면 이 벽화는 2017년 호주 그리피스대의 박사과정생이 발견했다. 가로 길이 136㎝인 이 그림은 검붉은색 오커 안료를 이용해 그렸다. 돼지 위에는 손도장 자국이 남아 있으며, 맞은편에는 돼지 두 마리를 그린 흔적도 남아 있다. 연구팀은 우라늄 방사성 동위원소 연대측정법으로 그림의 연도를 추정해냈다.
인도네시아 술라웨시와 보르네오의 동굴 벽화는 1950년대부터 본격 발굴되고 있다. 앞서 2019년에도 술라웨시섬에서는 4만4000년 전에 그려진 동굴 벽화가 발견된 바 있다. 인간이 들소와 멧돼지를 사냥하는 모습을 그린 사냥도였다. 당시 연구진은 2019년 국제 학술지 ‘네이처’에 이 벽화를 인류 최초의 사냥도라고 발표했다.
김민기자 kimm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