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인천 기업들 통큰 기부에 ‘사랑의 온도탑’ 120도 넘겼다

입력 | 2021-01-15 03:00:00

코로나 한파에도 80억여원 모금
800개 법인 기부금이 64% 차지
시민들의 따뜻한 손길도 줄이어
역대 최단 기간 목표액 넘어서



심재선 인천사회복지공동모금회장(가운데)과 직원들이 사랑의 열매를 손에 든 채 환하게 웃고 있다. 인천모금회 제공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국민 모두가 힘든 일상을 보내고 있지만, 더 어려운 이웃을 도우려는 시민들의 온정이 큰 힘이 되고 있습니다.”

심재선 인천사회복지공동모금회장(65)은 요즘 인천의 기업체 대표들을 만나느라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다. 남동구 구월동에 있는 사무실에 들어오면 지인들에게 일일이 전화를 걸어 독지가를 연결해 줄 것을 부탁한다. 인천모금회가 생활형편이 어려운 이웃을 돕기 위해 지난해 12월 1일부터 시작한 연말연시 모금운동인 ‘희망나눔 캠페인’에 기업과 시민의 동참을 유도하기 위해서다.

31일까지 진행하는 이번 캠페인의 모금 목표액은 67억2000만 원인데, 14일 현재 모금액은 이미 목표액을 넘어섰다. 이날 누적 모금액 80억여 원을 기록해 13억 원을 초과했다. 캠페인의 모금 실적을 알려주기 위해 인천시청 앞 광장에 설치된 사랑의 온도탑 수은주는 100도를 넘어서 약 120도를 기록했다.

사랑의 온도탑은 목표액의 1%(6720만 원)이 모일 때마다 1도씩 올라가게 된다. 앞서 이번 캠페인이 시작된 지 39일 만인 8일 처음으로 목표액을 넘어 2001년부터 매년 진행된 캠페인 가운데 역대 최단 기간에 100도를 돌파했다.

이번 캠페인에서는 인천국제공항공사의 통 큰 기부(22억7000만 원)를 비롯해 인천에 본사를 둔 법인 800여 곳이 모금액의 64%를 넘는 51억여 원을 냈다.

시민들의 따뜻한 기부도 줄을 이었다. 지난해 수능시험을 치른 자녀를 둔 어머니는 시험 전 자녀의 이름으로 20만 원을 인천모금회에 보내왔으며 금연을 결심한 뒤 모은 담뱃값을 기부금으로 낸 시민도 있었다. 인천 중부소방서 직원들은 ‘119안전저금통’으로 모은 100여만 원을 전달했으며 남동구 한 초등학교 6학년 학생들은 고사리손으로 모은 용돈을 내놓았다. 시민 2만9700여 명이 29억여 원(36%)을 냈다.

인천모금회는 캠페인에 동참할 의사를 보이는 기업과 시민들이 남아 있어 사랑의 온도탑 수은주는 계속 올라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심 회장은 “이번 캠페인을 시작할 때만 해도 100도 달성이 가능할지 걱정이 많았지만 인천시민들의 사랑은 어려울 때 더 빛난다는 사실을 다시 확인했다”며 “생활형편이 어려운 이웃들이 함께 따뜻한 겨울을 보낼 수 있도록 더 많은 동참을 호소하겠다”고 말했다.

캠페인에 참여할 시민이나 기업, 단체는 인천지역 관공서나 금융기관에 있는 ‘사랑의 열매’ 모금함에 직접 기부하거나 한 통화에 3000원인 자동응답전화를 이용해 기부할 수 있다.

황금천 기자 kchw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