슐츠 명예회장에 답신형식 서한
“中서 발전할수 있는 공간 제공할것”
바이든정부 출범 앞두고 주목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최근 세계 최대 커피체인인 미국 스타벅스의 하워드 슐츠 명예회장(68)에게 “양국 경제협력을 강화하자”는 서신을 보냈다고 관영 신화통신이 14일 보도했다. 겉으로는 슐츠 회장이 먼저 보낸 편지에 대한 답신 성격이지만 20일 조 바이든 미 행정부 출범을 눈앞에 둔 시점에 중국 최고 지도자가 미국 유명 기업인에게 연락을 취하고, 이를 관영매체가 보도했다는 점에서 중국이 미국에 유화 제스처를 보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시 주석은 서신에서 “사회주의 현대화 건설을 위해 스타벅스 등을 포함한 세계 각국 기업이 중국에서 발전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할 것”이라며 “당신과 스타벅스가 미중 무역협력, 양국 관계 발전에 적극적인 역할을 해 달라”고 요청했다.
앞서 슐츠 회장 역시 시 주석에게 “중국이 샤오캉(小康·비교적 풍족한) 사회를 건설한 것을 축하한다”는 편지를 보냈다. 베이징의 한 소식통은 “형식은 슐츠 회장에게 편지를 보냈지만 내용은 미국 정부에 협력하자는 신호를 보낸 것”이라고 평가했다. 두 사람이 편지를 보낸 정확한 시점은 알려지지 않았다.
슐츠 명예회장은 1986∼2000년, 2008∼2017년 두 차례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를 맡으면서 스타벅스를 세계적 대기업으로 키워냈다. 민주당원인 그는 2019년 1월 “무소속으로 2020년 대선에 출마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지만 실행에 옮기지는 않았다. 스타벅스는 2019년 기준 전 세계에 3만1256개 매장을 두고 있다. 미국(1만3352개)에 이어 중국(3600개)에 두 번째로 많은 매장이 있다. 스타벅스 본사가 있는 미국 워싱턴주 시애틀 역시 중국계 인구의 비중이 높다.
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