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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백신은 접종 주기-분배 문제 등 불확실한 것 아직 많아”[전문가 기고]

입력 | 2021-01-15 03:00:00


전 세계가 간절히 기다려온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일부 국가에서 시작됐다. 한국에서도 접종 개시가 임박했다. 백신 개발로 매우 희망적인 전망이 나오고 있지만, 이는 코로나19 사태의 완전한 종식을 위한 과정의 시작일 뿐이다. 아직 백신 공급과 접종을 둘러싼 난제들이 남아있고 일련의 문제들은 불확실성을 더하고 있다.

향후 도전 과제들은 한 가지의 목표를 지향하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의 막대한 부담을 경감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100억∼160억 회 접종분의 고품질 백신 생산이 필요하고 백신의 보호 효과가 2개월 이상(현재 2개월까지만 확인됨) 지속된다는 것을 증명해야 한다. 또 전 세계 50억∼80억 명이 백신을 공평하게 맞도록 분배해야 한다. 전염병대비혁신연합(CEPI)은 2023∼2024년이나 되어야 충분한 물량의 코로나19 백신이 생산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현재까지 선진국들이 미리 사들인 백신 물량은 필요한 양을 훨씬 더 상회하는 80억 회분에 이른다. 백신 분배 상황을 수학적으로 모델링한 결과 백신이 공평하게 분배되지 못할 경우 전 세계 코로나19 사망자는 2배로 늘어날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까지 우리가 아는 것은 백신이 2, 3개월의 임상시험 기간 동안 코로나19 바이러스에 대한 예방 효과를 보여줬고 안전한 것으로 보인다는 사실이다. 하지만 여전히 우리가 알지 못하는 것은 많다. 당장 우리는 최적의 백신 투여 용량과 접종 간격에 대해 정확히 알지 못한다. 영국은 임상시험에 적용된 3, 4주가 아닌 3개월의 간격을 두고 실제 백신 접종을 실시할 계획인데, 이를 뒷받침할 데이터는 전무하다.

미국은 모더나 백신의 용량을 줄여 접종할 계획을 검토하고 있다. 이런 백신 투여 용량이나 일정의 변경은 경험론이 아니라 임상시험 데이터에 근거해야 한다. 백신의 추가 접종이 필요한지, 추가 접종에 1차 접종과 다른 백신을 쓰는 교차 접종이 괜찮을지도 의문이다. 과학자들은 현재 승인된 백신이 어떻게 사람들을 코로나19 바이러스로부터 보호해 주는지 구체적인 메커니즘을 파악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코로나19 백신이 지역사회 감염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도 아직 알지 못한다. 현재 세계 곳곳에서 시행되고 있는 대규모 임상 3상 시험들은 백신이 개인을 코로나19로부터 보호하는가라는 질문에 답변을 찾도록 설계돼 있다. 하지만 백신이 감염을 예방하는지, 전파 차단 효과가 있는지에 대한 질문에는 답을 주지 못한다. 전체 인구의 몇 퍼센트가 백신을 맞아야 할지 묻는다면 필자를 포함한 전문가들은 60%라고 답하겠지만 이는 추정치에 불과하다. 분명한 점은 이런 질문이 실질적으로 함의하는 바는 백신 접종이 이뤄지더라도 바이러스에 감염된 사람과 주변 사람을 보호하기 위해 우리는 당분간 마스크를 계속해서 착용하고 살아야 한다는 사실이다.

백신은 게임의 판도를 바꿀 수 있는 강력한 무기다. 하지만 바이러스와의 전쟁에서 승리를 거두려면 감염 예방을 위한 전략, 필수적인 백신 유통 계획, 감염 위험에 노출된 사람들에게 백신을 투여할 의료진이 함께 뒷받침돼야 한다.


제롬 김 국제백신연구소 사무총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