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율 요동에 與대선구도 회오리 이낙연, 성과없고 사면 논란까지… 이재명, 친문 마음잡기 난제 남아 양강구도 균열에 제3후보론 부상… 정세균, 양李 겨냥 잇달아 직격탄 임종석도 文 엄호하며 적극적 행보…지지율 오르면 레이스 뛰어들듯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의 대선 여론조사 지지율이 하락하면서 이재명 경기도지사와의 양강 구도가 흔들리고 있다. 이와 동시에 정세균 국무총리와 임종석 전 대통령비서실장이 최근 현안에 대해 적극적인 발언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 대표, 이 지사, 정 총리, 임 전 실장. 장승윤 기자 tomato99@donga.com·뉴시스·뉴스1
“오늘 발표될 여론조사 결과를 미리 알기라도 한 건지….”
더불어민주당의 한 중진 의원은 15일 정세균 국무총리와 임종석 전 대통령비서실장의 최근 행보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이날 발표된 한국갤럽의 차기 정치 지도자(대선 후보) 선호도 조사에서 민주당 이낙연 대표는 10%를 기록했다. 2017년 5월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이 대표가 받아든 가장 낮은 성적표다.
여권에서는 “이 대표와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양강(兩强) 구도가 흔들리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자연스럽게 ‘제3후보론’에 대한 관심은 커질 수밖에 없는 상황. 이에 맞춰 정 총리와 임 전 실장도 본격적인 목소리를 내고 나섰다.
○ 兩李 겨냥한 정세균, ‘文 엄호’ 나선 임종석
임 전 실장도 14일 현 정부 에너지 정책 수립 과정에 대한 감사를 시작한 최재형 감사원장을 향해 “집을 잘 지키라고 했더니 아예 안방을 차지하려 든다” “차라리 전광훈처럼 광화문 태극기 집회에 참여하는 게 솔직한 태도”라며 격하게 성토했다. 논란이 되고 있는 월성 1호기 원자력발전소 폐쇄와 관련해서도 “(문재인) 정부 출범 이전에 이미 법원 판결로 수명 연장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고 했다. 문재인 정부의 핵심 정책 과제인 탈(脫)원전 정책에 대해 적극적인 엄호에 나선 것이다.
이런 두 사람의 행보에 대해 한 여당 의원은 “두 사람 다 자신들의 발언이 초래할 정치적 후폭풍을 모를 리 없다. 의도된 발언이라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내년 3월에 열리는 대선까지 충분한 시간이 있기 때문에 상황에 따라 언제든 대선 레이스에 뛰어들 준비를 하고 있다는 의미다.
○ 親文 “정세균-임종석 모두 후보 될 수 있다”…관건은 지지율
정 총리와 임 전 실장을 포함한 ‘제3후보론’이 떠오르는 배경에는 친문(친문재인) 진영의 고민이 투영돼 있다. 지난해 8월 전당대회까지만 해도 친문 진영은 이 대표를 중심으로 집결했다. 현 정부의 초대 국무총리인 데다 총리직을 내려놓을 때 문 대통령이 “(이 대표가) 내각을 떠나는 것이 저로서는 매우 아쉽다”고 할 정도로 신뢰를 보냈기 때문이다. 그러나 전당대회 이후 상황은 달라졌다. 여권 관계자는 “이 대표가 ‘이낙연표 정치’의 뚜렷한 성과를 보여주지 못한 상황에서 신년 벽두 ‘사면 논란’이 결정타가 됐다”고 말했다.한 친문 의원은 “이 지사가 선전하고 있지만 ‘이 지사가 문재인 정부의 계승자가 될 수 있느냐’는 근본적인 고민이 있다”며 “현 정부의 바통을 이어받을 자격은 이 대표만큼이나 정 총리와 임 전 실장도 충분하다”고 말했다. 정 총리는 문 대통령과 국정 운영의 호흡을 맞추고 있고 임 전 실장은 초대 비서실장으로 남북 문제를 포함한 문재인 정부의 핵심 국정 운영 과제에 관여했다.
여기에 두 사람 모두 낮은 지지율이라는 약점이 있다. 현대리서치가 1일 발표한 차기 대선 지지율 조사에 따르면 정 총리는 2.8%, 임 전 실장은 0.3%를 기록했다. 여권 관계자는 “4월 재·보궐선거 이후부터 본격적인 대선 레이스가 펼쳐질 텐데 두 사람 모두 그때까지 최소 두 자릿수에 가까운 지지율을 얻어야만 진짜 도전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민주당에서는 다른 대선 후보군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이미 출사표를 낸 박용진 의원은 싱크탱크인 ‘온국민정치연구소’를 열었고, 김두관 의원은 다음 주경 대선 도전을 선언할 예정이다. 여기에 노무현 전 대통령의 최측근이었던 이광재 의원의 출마설도 꾸준히 나온다.
한상준 기자 always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