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조류학자가 쓴 ‘닭의 모든 것’ 진화 과정과 재밌는 상식 소개 “목 주변 근육이 가장 맛있어요”
치킨에는 진화의 역사가 있다 가와카미 가즈토 지음·김소연 옮김 272쪽·1만5000원·문예출판사
진화생물학 관점에서 닭의 기원은 공룡이다. 티라노사우루스나 벨로키랍토르처럼 사나운 이족 보행 공룡에서 나왔다. 그런데 근육질 꼬리와 무거운 몸으로 갑자기 하늘을 날 순 없는 법. 오랜 시간에 걸쳐 하늘을 나는 데 적합한 형태로 진화해 왔다.
특히 새의 몸은 하늘을 날 수 있도록 불필요한 부분을 제거해 경량화됐다. 비상과 관련 없는 부위는 최소한의 기능만 남기고 간결화돼 중력의 영향을 줄였다. 반면 추진력을 얻기 위해 날개 끝이나 안심 근육은 강화됐다.
닭발도 그렇다. 닭은 앞을 향하고 있는 세 개의 발가락과 뒤를 향하는 한 개의 엄지를 갖고 있다. 서로 반대 방향을 향하는 발가락 모양 덕에 조류는 나뭇가지를 쥐기가 수월해졌다. 조류가 비상 생활을 하기 시작하면서 얻은 유전 형질이다.
이 책은 일본의 유명 조류학자가 썼지만 조류의 진화만 다루지는 않는다. 알고 먹으면 더 재밌는 닭에 대한 상식을 소개한다.
저자는 육수 재료인 닭 뼈에 붙은 살을 추천한다. 특히 등 부위에 있는 목 주변 근육이 맛있다는 것. 부리로 먹이를 줍는 닭은 부지런히 목을 움직이는데, 이때 근육에 탄력이 생겨 씹을수록 깊은 맛을 낸다. 궁금하다면 오늘 치킨 한 마리를 주문해 보면 어떨지.
김태언 기자 bebor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