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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초·중생 80명 ‘농촌유학’…코로나 피해 등교하러 시골로?

입력 | 2021-01-17 07:20:00

조희연 서울시교육감과 장석웅 전남도교육감이 2020년 12월7일 서울시교육청에서 ‘농촌 유학’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0.12.7 © News1


서울 초·중학생이 전남 농촌 지역에서 6개월 이상 거주하면서 현지 학교에 다니는 ‘농촌 유학’ 프로그램에 서울시교육청과 전남도교육청의 기대보다 적은 80여명만 신청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로 수도권 학교들은 올해도 원격수업 위주로 운영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매일 등교’가 가능한 농촌 유학에 수요가 있을 것으로 내다봤지만 낙후한 교육환경과 범죄에 대한 우려 등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17일 서울시교육청과 전남도교육청에 따르면 농촌 유학 1차 접수기간인 지난달 24일부터 지난 5일까지 초등학생 63명과 중학생 14명 등 총 77명이 참여를 신청했다.

서울시교육청은 애초 지난달 24일부터 오는 18일까지 접수받을 예정이었지만 계획을 바꿔 지난 5일까지 1차 접수를 마감하고 오는 22일까지 2차 접수를 진행하기로 했다. 다만 지난 6일 이후 추가 신청자도 12일까지 3명에 그친 것으로 파악됐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과 장석웅 전남도교육감은 지난달 7일 서울시교육청에서 농촌 유학 추진 계획을 발표했다.

서울 초등학교 4학년~중학교 2학년 중 100여명을 선정해 전남 순천·담양·곡성·화순 등 15개 지역 31개 초등학교와 27개 중학교에서 6개월 이상 유학하게 한다는 계획이었다.

모두 전교생 60명 이하 ‘소규모학교’여서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까지 매일 등교가 가능하고 수업 이후에는 마을공동체가 운영하는 다양한 체험활동에 참여할 수 있다고 강조했었다.

다만 농촌 유학은 Δ학생이 농가 가족과 생활하는 홈스테이형 Δ가족과 함께 이주하는 가족체류형(초등학교 1~3학년도 신청 가능) Δ활동가가 관리하는 시설에 머무는 지역센터형 등으로 나뉘는데 학생들이 가족과 떨어져 살아야 하는 홈스테이형과 지역센터형에 대한 수요는 적을 수밖에 없다는 평가가 나왔었다.

실제로 서울시교육청은 1차 접수에 참여한 학생들에 대해 유학 학교 가배정을 완료했는데 68%에 달하는 52명이 ‘가족체류형’으로 신청했다. 홈스테이형 신청자는 23명으로 집계됐고 지역센터형 신청자는 2명에 불과했다.

신청 현황을 보면 교육 인프라 부족에 대한 우려도 읽힌다. 1차 접수에서 학업 부담이 상대적으로 큰 중학생의 경우 14명만 신청해 전체의 18%에 그쳤다. 2차 접수에서도 지난 12일까지 중학생 추가 신청자는 1명에 불과했다.

여기에 농촌 유학 계획 발표 당시에도 범죄로부터 학생들의 안전을 담보할 방안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됐으나 이에 대한 구체적인 방안이 수립되지 않고 있어 우려를 더한다.

홈스테이형과 지역센터형의 경우 지역 주민이나 농가 주인, 활동가 등에 대한 범죄경력조회와 성범죄경력조회 등 절차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컸지만 반영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조 교육감이 지난달 7일 “(성범죄자 거주 현황 등) 관련 정보를 학부모에게 제공하는 조치가 필요하다고 본다”고 밝혔음에도 후속 조치가 시행되지 않은 것이다.

전남도교육청 관계자는 “경찰 등에 문의했으나 농가 주인 등은 취업 대상자로 분류되지 않아 성범죄자경력조회나 범죄자경력조회를 하기 어렵다는 답변을 받았다”며 “농가 주인 등이 관련 자료를 직접 제출하게 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참여 농가 등은 교육청 차원에서 현장 실사를 진행했고 성폭력 예방교육도 실시할 예정”이라며 “비상상황이 발생했을 때를 대비한 대처 요령과 범죄 예방에 대한 매뉴얼도 제작해 배포하겠다”고 덧붙였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학생들의 안전을 최우선에 두고 전남도와 협의하고 지속해서 모니터링을 시행할 계획”이라며 “2월까지 구체적인 안전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