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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빚투’ 열풍에 5대은행 신용대출잔액 2주만에 2조 급증…다시 죈다

입력 | 2021-01-17 07:25:00

2021.1.15 © News1


5대(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은행의 신용대출 증가액이 새해들어 2주만에 금융당국의 월별 제한 권고치인 2조원에 육박하며 다시 비상등이 켜졌다. 이 증가액 중 상당부분이 새해들어 폭등세를 보인 주식시장으로 흘러들어간 것으로 추정된다. 이른바 ‘빚투(빚내서 투자)’에 대한 우려감이 커질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개인투자자, 이른바 동학개미는 새해들어 국내 주식시장에서 총 14조원이 넘는 폭풍 매수를 이어갔다.

17일 은행권에 따르면 5대 은행의 지난 14일 기준 신용대출 잔액은 135조5736억원으로 지난달 말(133조6482억원)보다 1조9254억원 증가했다. 5대 은행이 신용대출을 재개한지 1주일 만인 지난 8일까지만해도 잔액이 2379억원 증가하는데 수준이었으나 지난주 다시 급증세를 보였다.

이들 은행의 14일 기준 마이너스 통장 잔액도 48조1912억원으로 지난달말(46조5310억원)보다 1조6602억원 늘었다. 마통은 한도 내에서 자유롭게 돈을 빼고 넣을 수 있는 통장이다.

이 뿐만이 아니라 대기성 자금 성격의 요구불예금 잔액은 급감했다. 14일 기준 618조857억원으로 지난달 말(631조1380억원)보다 13조523억원 급감했다. 요구불예금은 금리가 0%대에 불과한 수시 입출금식 상품이다. 예금주가 언제든지 아무런 제약없이 찾을 수 있는 대기성 자금 성격의 예금으로 현금과 유사한 유동성을 갖고 있어 통화성예금이라고도 한다.

신용대출 급증, 마이너스 통장 급증, 요구불예금 급감은 주식시장으로 자금이 쏠리는 ‘머니무브’가 일어났다는 것을 보여준다. 증시 대기자금인 고객예탁금은 지난 12일 74조4559억원을 기록하며 역대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증시에서 과열 조짐이 확산되자 금융당국은 신용대출 속도 조절을 위해 시중은행을 압박하고 있다. 대내외 충격이 발생할 경우 주가 급락으로 빚투 부작용이 광범위하게 퍼질 수 있다는 판단이다. 최근 금융당국이 은행권에 전달한 월별 신용대출 증가액 제한 규모는 은행권 전체 기준 약 2조원대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데 약 2주만에 5개 은행에서만 신용대출이 2조원 가량 증가하면서 은행들도 서둘러 제동을 걸기 시작했다.

지난 15일 신한은행은 각 영업점에 공문을 보내 ‘엘리트론Ⅰ·Ⅱ’, ‘쏠편한 직장인대출SⅠ·Ⅱ’등 직장인 신용대출 4개 상품의 건별 최고한도를 5000만원씩 낮춘다고 공지했다. 다만 마이너스통장 대출 최고 한도는 기존 1억원 수준을 유지했다.

KB국민·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타 은행들도 신한은행에 이어 신용대출 제한을 검토 중이다. 은행권에선 이르면 이번주 초부터 대다수 은행이 신용대출 한도를 축소할 것으로 보고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증시가 폭등세를 보이면서 신용대출도 급팽창한 상황이다보니 금융당국에서 매우 위험한 수준이라고 판단한 것 같다”며 “한도 축소로 ‘불길’이 잡히지 않으면 금리 인상 카드를 꺼낼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