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소속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17일 오전 서울 강북구 북서울꿈의숲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를 선언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장승윤 기자 tomato99@donga.com
국민의힘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17일 “1년짜리 인턴시장, 연습시장의 시행착오와 정책 실험을 기다려줄 여유가 없다”며 4월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오 전 시장은 이날 자신이 서울시장 재직 시절 조성한 서울 강북구 북서울 꿈의숲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짧은 시간엔 방대한 서울시 조직과 사업을 제대로 파악하는 것조차 불가능하다”며 “당선 다음 날부터 당장 시정(市政)을 진두지휘할 수 있는 경험 있는 노련한 시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주요 후보 가운데 유일하게 시장 경험이 있다는 점을 앞세워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 국민의힘 나경원 전 의원과의 차별화에 나선 것.
오 전 시장은 2011년 전면 무상급식에 반대하며 시장직을 사퇴한 데 대해 “서울시민과 우리 당에 큰 빚을 진 사람”이라며 “속죄하는 마음으로, 더 큰 책임감으로 이 자리에 섰다”고 했다. 오 전 시장은 앞서 “안 대표가 입당하면 불출마하겠다”고 한 것에 대해서는 “야권 분열의 가능성을 차단할 수 있는 방안이라 판단한 제안이었지만 당원 동지 여러분의 뜻을 충분히 헤아리지 못해 사과드린다”고 했다. 이어 “저는 대권에 대한 생각이 없다”며 “(재선에 도전해) 5년 동안은 대통령직 도전에 대한 생각은 머릿속에서 하얗게 지워버리겠다”고 했다.
안 대표는 이날 도시정비구역으로 지역으로 지정됐지만 진척이 더딘 서울 종로구 사직 2구역을 방문했다. 안 대표는 “재개발이 필요한 지역에 도시재생만을 고집하다 보니 주민들이 불편함은 물론 안전도 위협받는 결과를 초래했다”고 비판했다. 안 대표는 야권 단일화에 대해 “야권의 모든 후보들이 앞으로 서울시를 어떻게 바꾸겠다는 비전과 정책 경쟁을 하는 게 바람직하다. 정책 경쟁, 비전 경쟁을 통해서 야권에 대한 신뢰도가 더 높아질 것”이라고 했다. 야권 단일화에 얽매이는 모습 대신 정책 비전 제시에 집중하겠다는 의미다.
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