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지난해 추석에 이어 올해 설에도 공직자 등에게 줄 수 있는 농수축산물 선물 상한액을 현행 10만 원에서 20만 원으로 올리는 시행령 개정안을 의결했다. 가격 한도를 한시적으로나마 올리면 지친 농어민들에게 소중한 단비가 될 것이란 설명이다. 전국한우협회는 곧바로 성명을 내고 국내 10만 한우 농가를 대표해 환영과 감사의 뜻을 밝혔다.
▷정부는 지난해 추석 때에도 이들 품목의 선물 상한액을 20만 원으로 잠시 올린 바 있다. 그 결과 농수축산물 선물 매출이 전년 추석 대비 7% 늘고 10만∼20만 원대 선물이 10% 늘었다고 한다. 유통업계도 위축된 소비심리가 다소 풀릴 것으로 기대하면서 이번 설 선물세트에 프리미엄 한우와 굴비 물량을 20∼30% 늘려 내놓았다.
▷코로나가 ‘선물 인심’은 키웠다고 한다. 만남이 어려워지니 다들 선물이라도 두둑하게 보내는 것이다. 생일과 경조사도 ‘카카오톡 선물하기’에서 간편하게 챙길 수 있는 세상이다. ‘노영心의 선물’ 책 제목 앞에는 ‘오래된 사랑의 습관’이라는 부제가 있다. 어쩌다 평범한 사랑의 습관(선물)마저 가격의 저울 위에 달게 됐는지…. 격무에 지친 어느 날 귀가해 보니 배달돼 있는 친구의 꽃다발, 거기에 담긴 응원하는 마음을 10만 원, 20만 원으로 가격 매길 수 있나. 그 사람이 어떤 순간에 힘든지, 언제 환하게 웃는지 살펴보는 선물의 마음을 되새겨봤으면 한다.
김선미 논설위원 kimsunm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