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붙은 서울시장 선거] 서울시장 野후보 3자대결 구도 나경원 “10년 공백 단점” 견제구 안철수 “비전-정책으로 경쟁하자”
국민의힘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17일 “1년짜리 인턴시장, 연습시장의 시행착오와 정책 실험을 기다려줄 여유가 없다”며 4월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오 전 시장은 이날 자신이 시장 재직 시절 조성한 서울 강북구 북서울 꿈의숲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짧은 시간엔 방대한 서울시 조직과 사업을 제대로 파악하는 것조차 불가능하다”며 “당선 다음 날부터 당장 시정(市政)을 진두지휘할 수 있는 경험 있는 노련한 시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주요 후보 가운데 유일하게 시장 경험이 있다는 점을 앞세워 차별화에 나선 것.
2006년 서울시장에 당선된 뒤 2010년 재선에 성공했던 오 전 시장은 이듬해 서울시의회가 제정한 전면 무상급식에 반대하며 시장직을 걸고 주민투표를 강행했다. 그러나 투표율은 개표 가능 조건(33.3%)을 넘지 못했고, 결국 그는 시장직을 내려놨다. 당시 사퇴에 대해 오 전 시장은 “서울시민과 우리 당에 큰 빚을 진 사람”이라며 “속죄하는 마음으로, 더 큰 책임감으로 이 자리에 섰다”고 했다.
이에 국민의힘 나경원 전 의원은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전임 시장이었다는 것은 장점이지만 10년 새 서울이 많이 달라졌다”며 “10년 동안 오랜 공백은 단점”이라고 견제에 나섰다. 나 전 의원은 “선출직으로 서울시장 이상은 할 생각이 없다”며 “당선되면 당연히 재선에 도전하겠다”고 했다. 그는 이날 소상공인 자영업자, 특수형태근로 종사자 등 120만 명을 대상으로 최대 5000만 원을 1%의 저금리로 대출하는 이른바 ‘숨통트임론’ 공약을 발표하는 등 정책 행보에 나섰다.
안 대표는 이날 도심재생지역으로 지정됐지만 진척이 더딘 서울 종로구 사직2구역을 방문했다. 안 대표는 “재개발이 필요한 지역에 도시 재생만을 고집하다 보니 주민들이 불편함을 겪는 것은 물론이고 안전도 위협받는 결과를 초래했다”고 비판했다. 안 대표는 야권 단일화에 대해 “야권의 모든 후보들이 앞으로 서울시를 어떻게 바꾸겠다는 비전과 정책 경쟁을 하는 게 바람직하다. 정책 경쟁, 비전 경쟁을 통해서 야권에 대한 신뢰도가 더 높아질 것”이라고 했다.
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