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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세트 백신’ 흥국생명, 본색 찾았다

입력 | 2021-01-18 03:00:00

기업은행에 4번 모두 무실세트, 외국인 공격비중 큰 팀에 강해
김연경, 이재영과 나란히 16득점 “도쿄올림픽 개최 기대감 떨어져”
현대캐피탈, 한국전력 풀세트 울려



프로배구 여자부 흥국생명의 레프트 김연경(뒤)이 17일 경기 화성체육관에서 열린 IBK기업은행과의 방문경기에서 상대 블로킹 라인을 피해 공격을 시도하고 있다. 김연경은 이날 이재영과 각각 16득점하며 팀의 3-0 승리를 합작했다. 흥국생명은 올 시즌 IBK기업은행과의 4차례 맞대결에서 단 한 세트도 내주지 않고 있다. KOVO 제공


최근 주춤하던 흥국생명이 모처럼 최강다운 전력을 과시했다. 유달리 강한 면모를 보였던 IBK기업은행을 만났을 때였다.

흥국생명은 17일 경기 화성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배구 여자부 방문경기에서 3-0(25-13, 25-19, 25-21)으로 승리했다. 올 시즌 IBK기업은행과의 4차례 맞대결에서 전승을 거둔 것은 물론이고 단 한 세트도 내주지 않는 무결점 경기를 펼치며 천적 모드를 유지했다. 이 경기는 77분 만에 끝나며 올 시즌 여자부 최단 시간 경기 타이를 기록했다. 종전 기록도 지난해 12월 18일 두 팀의 경기에서 나왔다.

2라운드까지 전승 행진을 이어가던 흥국생명은 3라운드 이후 이날 전까지 4승 3패로 상승세가 꺾여 있었다. 선수단 불화설에 루시아(30)가 어깨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했고 새 외국인 선수 브루나(22)마저 입국 직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아 분위기가 어수선했다. 직전 경기(13일 한국도로공사전)에서도 세트 스코어 0-2까지 뒤지다가 힘겹게 3-2 역전승을 따냈다. IBK기업은행을 상대로도 쉽지 않은 경기가 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그러나 천적 관계는 흔들리지 않았다. 게다가 IBK기업은행은 주전 레프트 표승주(29)가 무릎 부상으로 결장한 상황에서 라자레바(24) 일변도의 단조로운 공격을 펼쳐 완패를 자초했다.

반면 국내 선수 중 최장신인 김연경(33·192cm)과 베테랑 센터 김세영(40·190cm) 등이 버티는 흥국생명은 특히 외국인 선수 공격 비중이 높은 팀에 강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공격점유율 1위 디우프(47.37%)의 KGC인삼공사, 2위 라자레바(41.23%)의 IBK기업은행에 올 시즌 전승을 거두고 있다.

이날 공격에서는 레프트 김연경(공격성공률 40.62%), 이재영(25·39.47%)이 나란히 16득점하며 팀 승리를 합작했다. 김연경은 “어려운 경기가 될 것 같았는데 생각보다 쉽게 이겼다. 연달아 경기가 많아 힘들지만 좋은 결과가 있어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3연승을 달린 흥국생명은 선두를 굳게 지켰다.

한편 코로나19로 개최가 불투명한 도쿄 올림픽에 대한 걱정도 드러냈다. 여자 배구 대표팀 주장이기도 한 김연경은 “열리면 좋겠지만 어느 순간부터 기대감이 떨어졌다. 솔직히 지금은 기대감을 내려놓았다. 그저 기다리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남자부 현대캐피탈은 안방 천안에서 풀세트 듀스 접전 끝에 한국전력에 3-2(25-22, 22-25, 25-22, 25-27, 17-15)로 이겼다. 현대캐피탈 다우디(26)가 양 팀 최다인 35득점(성공률 45.90%)으로 펄펄 날았다. 13일 삼성화재와의 경기에서 이기며 탈꼴찌에 성공한 6위 현대캐피탈(승점 22점)은 5위 한국전력(33점)과의 차이를 좁혔다. 4라운드 들어 4경기에서 최근 2연승을 포함해 3승 1패로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다.

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