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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인 가구 폭발적 증가, 집값 상승 부추겼다”는 文대통령

입력 | 2021-01-18 12:07:00


문재인 대통령이 18일 오전 청와대 춘추관에서 신년 기자회견에 앞서 물을 마시고 있다. 2021.01.18 청와대사진기자단

문재인 대통령이 18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정부의 강력한 대책에도 급등세를 이어가고 있는 부동산 가격의 원인으로 풍부한 유동성과 저금리 등과 함께 급증한 1인 가구를 지목했다. 또 가격 안정을 위해 투기 억제 기조는 유지하되 부동산 공급을 위한 특단의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 1,2인 세대 폭발적 증가가 집값 부추겼다

문 대통령은 이날 기자들과의 일문일답에서 “과거 정부에 비해 보다 많은 주택공급을 늘렸고 투기만 차단하면 충분할 것으로 판단하고, 그동안 투기에 역점을 뒀지만 결국 부동산 안정화에는 성공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그 원인으로 “풍부한 유동성과 저금리로 부동산시장으로 자금이 몰리게 돼 있는 상황에서 인구가 감소했는데도 (작년 한 해에만) 61만 세대가 늘었다”며 “이는 예년에 없던 세대 수의 증가였고, 이로 인한 공급 부족이 부동산 가격의 상승을 부추긴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2019년에는 43만 세대로 전년(41만 세대)보다 2만 세대 증가에 머물렀지만 2020년에는 61만 세대로 무려 18만 세대가 폭증했다는 것이다.

이 같은 폭발적인 세대 증가의 주범으로 정부는 1,2인 세대의 폭발적인 증가를 꼽았다. 행정안전부가 3일 발표한 ‘주민등록 인구 현황’에 따르면 2011년 이후 세대수 증가율은 꾸준히 1%에 머물렀는데, 지난해에만 2.7%로 상승폭을 크게 키웠다.

행안부는 이와 관련해 평균 세대원수가 2.24명으로 사상 최저치 수준으로 감소했지만, 1인 세대는 전체 세대를 통틀어 처음으로 900만 세대를 넘어섰고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39%를 돌파했다고 밝혔다. 반면 4인 세대 이상은 꾸준히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행안부는 따라서 전통적인 가족 개념의 변화가 세대 변동으로 나타나고 있는 만큼 주거·복지·환경 등 다양한 분야에서 기존의 정부정책 방향이 수정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 특단의 공급 대책과 전세대책 내놓겠다

문 대통령은 부동산 문제의 해결방안으로 “부동산 공급에 있어서 특단의 대책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수도권 특히 서울에서 공공(LH와 SH)의 참여와 주도를 더욱 늘리고 인센티브를 강화하고 절차를 크게 단축해서 공공재개발과 역세권 개발. 신규 택지의 과감한 개발 등을 통해 시장의 예상수준을 훨씬 뛰어넘는 공급 방안을 선보이겠다”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은 또 “공급이 부족하다는 거에 대한 국민 불안을 일거에 해소하자라는데 목적을 두고 있다”며 “저도 기대가 되고 있으며, 그 발표를 함께 기다려 달라”고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최근 불안이 심화하고 있는 전세시장과 관련해선 “봄철 이사철을 맞아 전세를 구하는 것이 어렵게 되지 않을까라는 염려가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며 “이에 대비해 작년에 전세대책을 발표했지만 이번에 발표할 주택공급대책 속에 전세물량을 빠르게 늘릴 수 있는 대책도 포함하겠다”고 밝혔다.


● 양도세 6월 이후 급증하고, 부동산 대출 확실히 조인다

이날 회견은 소수의 기자들만 현장에 배석하고 다수의 기자들이 화상 연결 및 실시간 채팅으로 질문하는 비대면 방식으로 이뤄졌다. 2021.01.18. 청와대사진기자단

이와 관련해 기획재정부 등 관계부처는 이날 오후 3시 합동 브리핑을 열고, 그간의 부동산정책 성과와 향후 계획을 발표했다. 참석 부처는 기재부와 국토교통부, 금융위원회, 국세청, 경찰청, 금융감독원, 서울시 등이다.

기재부는 6월 시행 예정인 다주택자의 투기수요 차단을 위한 부동산 세제 개편 내용을 소개하는 데 시간을 대부분 할애했다. 주택 투기수요 차단을 위해 다주택자와 법인에 부동산 세제 부담을 대폭 늘리는 게 핵심이다.

특히 양도세 중과세로 인한 세 부담이 크게 증가하는 사실을 소개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기재부에 따르면 조정대상지역에서 주택 2채를 매도할 예정인 2주택자는 올해 6월부터 양도소득세 부담이 1억 원 이상 대폭 증가한다는 것이다. 15억 원에 구입한 주택이 25억 원까지 올라 10억 원의 차익이 발생하는 것을 전제로 한 분석이다. 이 경우 현재는 세 부담이 5억3100만 원이지만 6월1일부터는 6억4100만 원으로 1억1000만원 증가한다는 설명이다.

게다가 조정지역 내 시가가 25억 원(공시가격 20억 원)에 달하는 아파트 두 채를 보유한 경우 지난해 4700만 원이던 종합부동세가 올해에는 1억500만 원으로 두 배 넘게 오를 것이라는 분석도 덧붙였다. 기재부는 또 취득세 등 각종 세율도 올라갈 예정이라는 사실을 강조했다. 이같은 기재부의 ‘친절한 설명’은 6월 이전에 빨리 팔라는 당부의 뜻이 담긴 것으로 풀이된다.

국토부와 서울시는 그동안 쏟아낸 △3기 신도시 △5·6대책 △8·4대책 등 각종 공급계획이 차질 없이 진행 중에 있다는 사실과 함께 15일 발표한 공공재개발 후보지 8곳에 더해 추가 후보지를 3월 중 선정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금감원은 기존 주택처분조건부 및 전입조건부 대출이 계약대로 진행되는지 여부를 집중 점검하고, 작년 하반기 이후 증가세가 확대된 신용대출 관련 규제 준수 여부 등에 대한 관리를 강화하겠다고 선언했다. 즉 부동산으로 흘러들어가는 서민자금을 확실히 틀어막겠다는 의지를 다시 밝힌 것이다.

국세청과 경찰청은 부동산 거래 관련 변칙적 탈세행위와 분양시장의 불법 행위에 대한 집중 단속 실적과 함께 앞으로도 이런 활동을 더욱 강화해 나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황재성기자 jsonh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