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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 피해자 “남인순, 국민 앞에 사죄하고 의원직 사퇴하라”

입력 | 2021-01-18 21:39:00

뉴스1


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성추행 피해자와 가족들이 더불어민주당 남인순 의원의 사퇴와 공개 사과를 요구하고 나섰다. 피해자 측은 “피소 사실이 여성단체와 남 의원 등을 거쳐 유출된 것에 책임을 져라”라며 김영순 전 한국여성단체연합 상임대표와 임순영 전 서울시 젠더특보의 공개 사과도 함께 요구했다.

피해자 A 씨와 가족들은 18일 피해자지원단체 및 공동변호인단을 통해 ‘책임 촉구를 위한 입장문’을 내고 “남 의원 등 3인으로 인해 7월에 (피소 사실이 유출되는) 참담함이 발생했다. 오늘까지 그 괴로움이 지속되고 있다는 점에서 책임지는 행동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밝혔다.

피해자 측은 특히 남 의원에 대해 강한 비난을 쏟아냈다. A 씨는 “고소장을 접수시키기도 전에 고소 사실이 알려질 수 있다는 사실이 다시 생각해도 끔찍하다”며 “잘못에 책임지는 행동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A 씨 아버지는 “남 의원은 국민 앞에 사죄하고 의원직을 즉시 내려놓기 바란다”고 했다.

지난해 12월 30일 서울북부지검이 공개한 수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7월 피해자 변호인이 여성단체에 지원 요청을 하자, 이를 알게 된 김 전 대표가 남 의원에게 동향을 전달했다. 이후 남 의원은 임 전 특보에게 전화해 “불미스러운 얘기가 돌고 있는 것 같다”고 물었다. 이후 임 전 특보는 박 전 시장에게 이를 전했다.

피해자 가족들은 A 씨에 대한 2차 가해를 멈춰 달라고도 호소했다. 법원이 14일 박 전 시장의 성추행 내용을 공개했는데도 피해자에 대한 공격이 이어지고 있다고 한다.

A 씨의 어머니는 “딸이 하루에도 몇 번씩 ‘내가 죽으면 (성추행 사실이) 인정될까’라고 말한다. 모든 비밀번호를 알려주며 만일을 위해 기억하고 있으라고 했다”며 “우리는 단지 사실을 인정하고 못 지켜줘 미안하다는 말을 듣고 싶었을 뿐”이라고 말했다. A 씨 동생도 “2차 가해가 더욱 심각해지고 있다. 누나의 신상이 포함된 정보나 사진이 노출되지 않았는지 수시로 검색한다”고 전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신년 기자회견에서 박 전 시장 사건에 대해 “피해자의 피해 사실에 대해서도 대단히 안타깝고, 이른바 2차 피해가 주장되는 상황도 안타깝게 생각한다. 한편으로는 박 전 시장이 왜 그런 행동을 했으며, 왜 극단적인 선택을 했는지 하는 부분도 대단히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권기범 기자 kak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