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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기농산물 메카’로 명성 날리는 전남도

입력 | 2021-01-19 03:00:00

도내 친환경농업 육성 17년 만에 유기농 인증면적, 전국의 62% 차지
명인지정-종합보험 지원 등 유기농 중심 ‘품질고급화’ 성공
수도권 학교 6000곳에 제품 공급




전남 화순군 능주면에서 ‘풀잎농원’을 운영하는 노상현 씨(61)는 전남 유기농법의 산증인이다. 그는 2000년부터 복숭아를 친환경으로 재배해 2015년 전남 제1호 복숭아 유기농 인증을 획득했다.

노 씨는 병해충 방제를 위해 직접 재배한 자리공과 돼지감자, 백두옹, 은행 등의 추출액을 황토유황과 혼합해 뿌려준다. 매년 10월 무렵 호밀과 헤어리베치, 보리, 갓 등을 혼합 파종해 토양에 유기물을 충분히 공급한다.

유기농 복숭아는 일반 복숭아보다 2, 3배 높은 가격에 유기농 전문매장과 직거래로 전량 판매된다. 과수 분야 유기농업을 선도하는 노 씨는 2019년 농림축산식품부의 농업마이스터로 선정된 데 이어 지난해 전남도 ‘유기농 명인’으로 지정됐다.

전남도가 지난해 유기농산물 인증 역대 최대 면적을 달성하면서 유기농 인증 면적이 무농약 인증 면적을 처음으로 넘어섰다. 전남도는 “친환경 농업 육성에 나선 지 17년 만에 전남도가 명실상부한 ‘유기농 메카’로 자리매김하게 됐다”고 밝혔다.

18일 전남도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농산물품질관리원의 ‘친환경농산물정보시스템’ 집계 결과 전남지역 유기농산물 인증 면적은 2019년 1만5722ha보다 8167ha 증가한 2만3889ha로 역대 가장 많은 면적을 확보했다. 이는 전국 유기농산물 인증 면적 3만8697ha의 62%에 이른다.

특히 도내 전체 친환경 인증면적 4만6041ha 가운데 유기농이 51.8%인 2만3889ha로, 무농약 인증 면적 2만2152ha를 앞질렀다. 무농약 농산물은 유기합성농약을 전혀 사용하지 않고, 화학비료는 권장 시비량의 3분의 1 이내에서 사용해 재배한다. 도 관계자는 “유기농산물은 유기합성농약과 화학비료를 전혀 사용하지 않고 재배하기 때문에 안전성 면에서 친환경 농법의 최고 단계”라고 설명했다.

유기농산물 증가는 소득 작목인 과수, 채소에서 두드러졌다. 과수의 경우 2019년보다 93ha가 증가한 1033ha, 채소는 무려 508ha가 증가한 1292ha로 조사됐다. 유기농 거래가격은 일반농산물보다 1.5∼2.5배 높아 농가 소득에도 도움이 됐다. 농수산식품유통공사의 친환경농산물 가격정보에 따르면 유기농 쌀은 보통 상품보다 2.5배 높은 10kg당 5만8039원, 고구마 등 식량작물은 1.5배 높은 kg당 7159원, 토마토 등 채소류는 1.9배 높은 kg당 9807원이었다.

전남의 유기농 인증 면적이 무농약 인증 면적을 초과한 것은 전남도가 ‘친환경농업 육성 5개년 계획’을 처음 수립한 2004년 이후 처음이다. 2014년 416ha에 불과했던 도내 유기농 인증면적은 17년 새 54배로 늘었다.

전남도가 유기농 중심의 품질 고급화 전략에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전국 최초로 유기농 명인 지정, 유기농 지속직불금, 유기농 종합보험 지원 등 차별화된 시책을 추진해왔기 때문이다. 또 민선 7기 들어 친환경농업과에서 식량원예과를 분리해 친환경농업 경쟁력 강화 정책에 집중한 것도 효과를 발휘한 것으로 분석된다.

전남의 친환경농산물은 타 시도에서도 인기가 많다. 지난해 전남산 친환경농산물 1만8000t(630억 원 상당)이 서울 등 수도권 초중고교 6000여 곳에 공급됐다. 전남지역 모든 학교에도 연간 3362t(20억 원)의 유기농 쌀이 공급되고 있다.

소영호 전남도 농축산식품국장은 “유기농 중심의 저비용 고소득 실천 성공모델을 지속적으로 발굴하고 친환경농업을 생산, 가공, 체험·관광까지 아우른 농촌융복합산업으로 발전시키겠다”고 말했다.

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