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거반대대책위 "죽산보를 정치적 희생물로 만들려 해" 반발 환경단체들 "죽산보이어 승촌보도 해체하고 해수 유통해야" 촉구
대통령 직속 국가물관리위원회가 영산강 유역에 설치된 죽산보는 해체하고, 승촌보를 상시 개방하기로 최종 결정한데 대해 나주지역 주민들은 강력하게 반발하고 나선 반면, 환경단체는 미흡하다는 입장이다.
나주 영산강 유역 주민들로 구성된 ‘죽산보 철거반대 투쟁위원회’는 19일 나주 다시면 죽산보에서 성명서를 발표하고, 정부의 보 철거 결정에 대해 ‘철거 금지 가처분’ 신청 등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죽산보철거반대대책위는 “지난 18일 국가물관리위원회가 영산강 죽산보 해체를 최종 결정한 것은 통탄할 일”이라며 “영산강 유역 주민 숙원사업으로 2600억원을 들여 만든 죽산보를 8여년 만에 철거하겠다는 것은 죽산보를 정치적인 희생물로 만들려는 것”이라고 반발했다.
대책위는 “환경부 자체 조사에서 밝혀졌듯이 영산강 수질오염의 주범은 광주광역시에서 유입되는 생활오폐수”라며 “환경부는 이를 개선하려는 노력은 하지 않은 채 죽산보를 수질오염 악화의 주범으로 몰아세웠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국가물관리위원의 이번 죽산보 해체 결정을 예초부터 정해진 수순이었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이어 “보 해체를 염두에 둔 환경부가 정치적 색채를 지우고 전문성을 강조하기 위해 국가물관리위원회를 설치하고 또 하부에 영산강·섬진강유역위원회를 두어 절차적 합법성을 갖추려고 노력했지만 면밀히 들여다보면 절차적 정당성 확보를 위한 수순에 불과했고 지역민 의견은 반영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대책위는 “영산강·섬진강유역위원회 민간위촉위원 18명의 면면을 살펴보면 환경시민 단체에서 활동하는 사람은 4명이 포함된 반면 영산강유역주민들의 입장을 대변할 위원은 단 한 명도 없었다는 것이 이를 뒷받침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강은 물이 있어야 강이고, 영산강살리기사업 이후 영산강은 물을 되찾았다”며 “죽산보를 철거하면 또 다시 영산강은 악취가 진동하는 썩은 강으로 되돌아갈 것이다. 향후 누가 책임질 것이냐”고 따져 물었다.
하지만 죽산보 최종 철거 결정에도 지역 환경단체는 미흡하다는 입장이다.
영산강재자연화시민행동은 이날 입장문을 내고 환경부를 상대로 죽산보 해체, 승촌보 상시 개방을 즉각 시행하라고 촉구했다.
시민행동은 “현재 영산강 보 개방은 제대로 된 개방이 아니”라며 “겨우 수위를 2m 낮춰 유지하는 것으로는 물의 흐름이 회복되지 않는다. 당장 수문을 열어여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이어 “승촌보도 상시개방으로 그치지 않고 적극적인 보 해체와 영산강하굿둑 해수유통 등 영산강 자연성 회복 정책을 막힘없이 추진해야 한다”며 “환경부는 보 해체를 포함한 영산강 복원 플랜을 즉각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최 사무처장은 승촌보 상시개방에 대해 “승촌보 또한 해체해야 한다. 영산강이 살아나려면 상류에서 하굿둑까지 자연스럽게 물이 흘러야 하는데, 상시개방을 하더라도 승촌보 구조물로 인해 물 흐름이 끊겨 보 주변 생태계가 파괴된다”고 말했다.
광주전남 녹색연합 박경희 습지보전 위원장은 “죽산보 생기면서 이른바 ‘녹조라떼’ 문제가 심각했다. 물이 정체돼 물고기 죽음이 이어졌다. 보 처리 방안이 결정된 만큼 강의 물 흐름을 회복하기 위해 해체를 더이상 지연할 수 없다”고 말했다.
김종필 환경운동연합 팀장은 “보 해체를 환영하면서도 2년 전 결정된 사안이 신속히 추진 되지 않고 이제서 시행되는 것에 대한 아쉬움이 남는다. 앞으로는 경제성만 고려하기 보다 생태환경 등 사회적 가치를 고려한 정책이 제시돼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김 팀장은 “보 해체에 따른 지하수 수위가 낮아지는 문제에 대해 농민들이 반발하고 있다. 정부가 피해 사안을 확인, 지원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나주=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