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현지 시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취임으로 달라질 글로벌 통상 환경은 한국에 위기이자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동아일보DB
주애진 경제부 기자
지금까지 공개된 바이든 행정부의 대외정책 방향을 한마디로 정의한다면 ‘더 정교하고 강력한 미국 우선주의’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통상 문제에 외교 이슈인 동맹 관계를 끌어들이고 다자주의 체제를 통해 중국을 압박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중국 중심의 글로벌 공급망을 미국 중심으로 재편하겠다는 바이든 대통령의 구상은 미중 무역전쟁 시즌2를 예고한다. 여기에다 트럼프 행정부와 달리 통상과 관련된 노동, 환경 기준도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국제통상 문제가 외교, 노동, 환경 등 다양한 이해관계가 얽힌 고차 방정식으로 한층 복잡해질 수 있다는 전망이다.
바이든 행정부 출범과 글로벌 공급망의 재편은 한국 경제에 양날의 칼과 같다. 한국의 대중(對中) 수출은 전체 수출의 25%를 차지한다. 그중 70% 이상이 중간재 수출이다. 중국의 수출이 부진하면 그 충격이 고스란히 한국의 수출 타격으로 이어지는 구조다. 한편으로는 기회다. 한국이 글로벌 공급망에서 중국을 대체하거나, 아세안 시장으로 수출을 다변화하는 계기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중국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수출에서 내수 중심 경제로 선회했기 때문에 한국의 수출 다변화는 피할 수 없는 과제이기도 하다.
불확실한 통상환경의 변화는 대처하기에 따라 위기가 될 수도, 기회가 될 수도 있다. 바이든 시대가 가져올 변화를 잘 활용하면 그간 한국경제의 취약점으로 꼽혀온 중국 의존도를 낮추는 기회가 될 수도 있다. 정부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한국경제와 수출의 새판을 짜야 한다.
주애진 경제부 기자 ja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