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익공유제 논란] “자발적 참여 요구해놓고선 이자 관여하며 주주 권익 침해”
여당이 이익공유제와 관련해 ‘대출이자 감면 등을 위한 한시적 특별법’을 거론하며 은행들의 참여를 촉구하자 금융업계는 “자본주의와 금융시장의 근간을 흔드는 반시장적 발상”이라고 반발했다.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이 19일 ‘은행 이자 제한’을 주장한 뒤 금융권에서는 정부 입김이 상대적으로 강한 은행권을 상대로 금융당국의 압박이 커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잇따랐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기업의 자발적 참여를 요구해놓고선 은행 이자까지 관여하는 것은 지나친 경영 간섭이자 은행 주주들의 권익을 침해하는 발상”이라며 “경영진의 배임 문제도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른 은행 관계자는 “선의에만 기댄 착한 임대인 운동이 성과를 못 낸 것을 은행 탓이라고 떠넘기는 행태”라며 “임대인에게 대출이자를 낮춰준다고 임차인인 소상공인에게 혜택이 돌아갈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여당은 코로나19 사태에도 선방한 은행권 실적을 근거로 이익공유제 참여를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KB국민·신한·하나·우리 등 4대 은행의 지난해 1∼9월 영업이익은 총 8조2825억 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9.6% 줄었다.
특히 코로나19 피해 지원을 위한 대출 만기 연장과 이자 상환 유예 조치 등으로 ‘대출 부실’ 위험이 커진 가운데 이익공유제로 인위적으로 이자를 조정할 경우 잠재적 부실을 더 키울 수 있다는 우려가 높다.
신나리 journari@donga.com·신지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