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6~10월 총 7회 폭행 등 학대 옆구리 등 가격…늑골 등 곳곳 골절 "짐 나르듯이" 목만 잡고 다니기도 30분~3시간54분, 차 안 혹은 집 방치
생후 16개월 아이 ‘정인이’를 학대해 사망하게 한 혐의를 받는 입양모는 자신의 폭행으로 뼈가 부러져 깁스를 하고 있는 정인이를 밀쳐 머리를 바닥에 부딪히게 한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 공소장에는 공소사실 요지만 공개된 첫 재판에서 들을 수 없었던 입양모 학대 행위의 세세한 내용들이 담겼다.
20일 김도읍 국민의힘 의원실이 법무부로부터 제출받은 정인이 입양모 장모씨와 남편 A씨 공소장에 따르면 장씨는 정인이에게 지난해 6월부터 10월까지 총 7회에 걸쳐 골절, 장간막(장을 정착시키는 복막의 일부분) 파열 등 치명적 부상을 입히는 폭행을 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장씨는 정인이가 12개월이었던 6월17일 오후 7시께 정인이의 기저귀를 갈아주면서 이미 자신의 폭행으로 쇄골이 골절돼 깁스를 하고 있던 정인이의 어깨를 강하게 밀쳐 넘어뜨렸고, 이에 정인이는 머리를 바닥에 ‘쿵’ 소리가 날 정도로 부딪힌 것으로 조사됐다.
정인이가 15개월이 된 지난해 9월부터 10월 사이에는 장씨의 학대가 더 자주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장씨는 정인이의 뒷머리를 때려 후두부가 약 7㎝ 골절되게 했고, 좌측 8·9번째 늑골과 자골 근위부(오른팔 부근)도 부러뜨린 것으로 파악됐다.
이후에도 장씨는 정인이의 늑골 2~3곳과 견갑골(어깨뼈)을 부러뜨렸고, 배 부위를 가격해 정인이의 소장과 대장 장간막이 찢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또 장씨는 이 같이 직접적으로 드러나는 학대 외에도, 총 5회에 걸쳐 물리적·정서적 학대를 가한 것으로도 조사됐다.
장씨는 지난해 8월부터 9월 사이 정인이에게 양 다리를 벌려 지탱하도록 강요, 정인이가 울먹이면서 결국 중심을 잡지 못하고 넘어졌는데도 같은 행위를 반복하도록 했다고 한다.
특히 장씨는 정인이의 목을 잡아 정인이의 몸이 공중에 뜨게 한 채 엘리베이터에 타 정인이를 손잡이에 올려놓는 등의 행위도 한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장씨가 정인이의 목을 잡는 행위에 대해 “마치 짐을 나르듯이”라고 표현했다.
공소장에는 이 외에도 장씨와 장씨의 남편인 입양부 A씨가 지난해 3월부터 10월까지 총 15회에 걸쳐 최소 30분에서 최대 3시간54분 동안 자동차 안이나 집에 정인이를 홀로 방치했다는 내용도 담겼다.
검찰은 지난 13일 서울남부지법 형사합의13부(부장판사 신혁재) 심리로 열린 입양모 장씨의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아동학대치사) 등 혐의 첫 공판기일에서 공소장을 변경, 장씨에게 살인죄를 추가 적용했다. 주된 범죄사실로 살인 혐의를, 예비적 공소사실로 아동학대치사 혐의를 적용한 것이다.
장씨 측은 첫 재판에서 정인이의 골절 부분에 대한 상해는 대부분 인정했다.하지만 장씨 측은 정인이의 사인으로 조사된 췌장 절단 등에 대해서는 “췌장이 끊어질 정도의 강한 둔력을 행사한 사실이 없다”고 부인했다.
첫 재판 때 검찰은 공소장 변경 취지를 밝히는 진술을 통해 “장씨는 피해자(정인이)가 지속적 학대를 당해 극도로 몸이 나빠진 상태에서 복부에 강한 둔력을 행사할 경우 사망에 이를 수 있다는 것을 인식하고 있었음에도 복부를 손으로 때려 바닥에 넘어뜨리고 발로 피해자 복부를 밟았다”고 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