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검사장(왼쪽)과 정진웅 차장검사(오른쪽).
한동훈 검사장(48·사법연수원 27기)을 독직폭행한 혐의로 기소된 정진웅 광주지검 차장검사(53·29기)가 20일 첫 공판에서 “고의적으로 폭력을 행사한 적이 없다”며 혐의를 부인했다.
정 차장검사는 이날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판사 양철한) 심리로 열린 첫 공판에 출석해 이 같이 주장했다.
정 차장검사는 “공소사실 내용에는 마치 제가 고의로 한 검사장의 몸 위에 올라타거나 그런 식으로 기재돼 있다”라며 “몸 위로 밀착된 상황은 맞지만 휴대전화 확보 과정에서 중심을 잃은 것이지 위로 올라타려거나 밀어서 넘어뜨리려고 한 적은 없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저는 이 사인이 직권남용의 범의를 가지고 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범의가 없는 한 혐의가 성립할 수 없다”라고 주장했다.
정 차장검사 측은 이어 “피고인의 행동은 압수수색 영장에 해당하는 정당한 직무수행으로 독직이라고 할 수 없고 고의도 없다”며 “정 차장검사가 공소사실 행위를 했다고 해도 이는 독직폭행에 해당하지 않아 무죄이며 형식적으로 인정된다고 해도 법령에 의한 정당 행위로 위법성이 없다”라고 주장했다.
이날 재판은 피고인의 출석 의무가 있는 첫 정식 공판기일로, 앞선 두 차례 공판준비기일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던 정 차장검사가 법정에 처음으로 나왔다.
앞서 정 차장검사는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장으로 재직하던 지난해 7월 ‘채널A기자 강요미수 의혹’ 사건을 수사하다 한 검사장의 휴대전화 유심칩을 압수수색하는 과정에서 한 검사장을 폭행해 전치 3주의 상해를 입힌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독직폭행)로 불구속 기소됐다. 독직폭행이란 수사기관이 직권을 남용해 사람을 체포하거나 폭행 등 가혹한 행위를 하는 것을 뜻한다.
재판부는 다음 기일에 사건 당시 현장 목격자 2명에 대한 증인신문을 진행하기로 했다. 2차 공판기일은 다음달 10일 오후 3시에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