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출범한 조 바이든 미 행정부 경제팀에는 블랙록 출신들이 핵심 요직에 자리 잡았다. 역대 최연소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이 된 브라이언 디스(43)는 블랙록의 지속가능투자 최고책임자 출신이다. 재닛 옐런 재무장관의 오른팔인 재무부 부장관에 지명된 월리 아데예모는 핑크 회장의 비서실장을 지냈다.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의 경제자문인 마이크 파일도 이 회사 출신이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월가와 백악관 간 회전문 인사의 중심이었던 골드만삭스의 시대가 가고 블랙록이 왔다”고 평했다. 수많은 정부 인사들을 배출해 ‘거버먼트(정부) 삭스’라고도 불리던 골드만삭스였다. 설립된 지 불과 33년 된 블랙록은 152년 역사의 골드만삭스와는 다른 길을 걸으며 성장해 왔다. 공격적 인수합병을 통한 수익 창출보다는 지속가능성과 책임경영을 내걸고 투자했다. 블랙록은 삼성전자의 3대 주주이기도 하다.
▷환경과 통합을 내세우는 블랙록의 경영 방침은 미 민주당의 정치 기조와도 일치한다. 소셜미디어를 통해 기업 평판을 공유하고 공정의 가치를 중시하는 요즘 소비자들과도 통한다. 블랙록은 펀드별 ESG 점수와 탄소발자국을 웹사이트에 공개하고 있다. ‘친환경’ 기치를 내건 백악관과 블랙록은 앞으로 한 몸처럼 움직일 공산이 크다. 탄소배출 기업은 투자 받기 어려워지고 수출규제의 압박은 커질 것이다. 검은 바위(블랙록)를 들인 흰 집(백악관)은 저 멀리 남의 나라 얘기가 아니다.
김선미 논설위원 kimsunm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