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부인 질여사 요청으로 성사돼 “통합의 역사 참여하게 돼 영광” 레이디 가가, 美국가 불러 펜스, 트럼프 환송 대신 취임식 참석
20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취임식에는 ‘통합’이란 주제에 걸맞게 공화당원 가수, 흑인 간호사 등 정파 및 인종 다양성을 갖춘 각계각층 인물이 등장했다. 도널드 트럼프 전 행정부의 부통령이었던 마이크 펜스 역시 트럼프 전 대통령 환송식 대신 바이든 취임식에 참석했다.
빌보드 메인차트 ‘빌보드 200’에서 50번 넘게 1위를 차지한 미 대표 컨트리 가수 가스 브룩스(59)는 바이든 대통령의 취임 선서 직전 축가를 불렀다. 백인 남성이 선호하는 컨트리 음악을 하는 그는 보수 성향이 강한 중부 오클라호마에서 태어났고 공화당원이다.
이 공연은 대통령 부인 질 여사(70)의 요청으로 이뤄졌다. 브룩스는 18일 화상 기자회견에서 “지난주 질 여사가 전화했다. 우리 집안의 경사이며 역사에 참여할 수 있어 영광”이라고 밝혔다. 브룩스는 2009년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취임식 때 공연한 인연으로 바이든 부부와 안면을 텄다.
이날 브룩스의 공연에 앞서 바이든 대통령을 오래전부터 지지해온 유명 팝가수 레이디 가가가 국가를 제창했고, 제니퍼 로페즈 또한 공연했다. 이후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취임 선서를 했다.
취임식 전날인 19일 저녁 바이든 대통령이 참석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망자 추모식에서는 흑인 간호사 로리 키 씨(29)가 노래를 불렀다. 북부 미시간주에서 근무하는 그는 병원복을 입고 유명 찬송가 ‘어메이징 그레이스’를 무반주로 불렀다. 키 간호사는 지난해 4월 교대 시간 중 코로나19와의 사투에 지친 동료를 위로하며 이 찬송가를 불렀다. 이 영상이 널리 퍼지면서 순식간에 유명 인사가 됐다.
펜스 전 부통령은 20일 오전 워싱턴 인근 앤드루스 공군기지에서 열린 트럼프 전 대통령의 환송식에 참석하지 않고 바이든 대통령의 취임식에 등장했다. 6일 전대미문의 의회 난입 사태 당시 트럼프 전 대통령과 그의 지지층은 펜스 전 부통령이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선 불복에 적극 동조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거세게 비난했다. 이후 두 사람의 관계가 악화된 영향이 아니겠냐는 분석이 제기된다.
조유라 기자 jyr010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