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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시장 불확실성 개선… 美-中 갈등이 한국수출에 변수

입력 | 2021-01-21 03:00:00

[바이든 시대 개막]바이드노믹스, 한국경제 영향은
트럼프 같은 통상정책 혼란 줄어
美 부양책으로 달러약세 이어질듯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취임에 따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미국 우선주의’가 퇴조하고 한국 수출 기업의 통상 환경 불확실성도 개선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미중 갈등 지속과 환경 규제 등이 변수다. 한국 기업들이 바이든 행정부의 경제정책 기조에 보폭을 맞출 수 있는 새로운 ‘협력 모델’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0일 한국무역협회 통상지원센터는 ‘바이든 행정부 출범 이후 통상정책 전망’ 보고서를 통해 미국이 외교를 중시한 다자주의적 통상 환경을 조성할 것으로 전망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보복 관세를 무기로 중국과의 무역전쟁을 선포하는 등 세계 무역 환경을 혼란스럽게 했지만 바이든 대통령은 동맹국과 협력하며 안정적이고 예측 가능한 정책을 펼칠 것이란 분석이 제기된다.

대외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에는 긍정적인 요인이다. 글로벌 통상 질서가 안정되면 기업 수출 환경이 개선돼 수혜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현대경제연구원에 따르면 바이든 정부가 들어서면 한국의 수출 증가율이 0.6∼2.2%포인트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세계 교역을 위축시킨 미중 갈등은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중국을 겨냥한 추가 관세 등 미국의 대중 통상 압박이 계속되면 한국 수출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 관세청에 따르면 한국의 대중 수출 비중은 25.1%이며 이 중 70%가 중간재 수출이다. 한국이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 가입을 서둘러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한때 CPTPP를 탈퇴했던 미국이 중국을 견제하려 재가입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19일 발표한 ‘바이든 시대 국제 통상환경과 한국의 대응전략’ 보고서에서 “한국이 CPTPP에 가입하면 중국 의존도를 낮추고 통상 지형을 확대하는 데 효과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기업들은 바이든 정부의 환경 규제에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바이든 정부는 기후위기에 제대로 대응하지 않는 국가에 탄소조정세를 물리고 불이익을 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탄소 배출이 많은 철강 석유화학 같은 한국 기업의 미국 수출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설송이 무역협회 수석연구원은 “대기업 위주의 이익보다 불평등 해소와 규범 중심 가치를 중시하는 바이든 정부에 어떻게 협력할 수 있을지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바이든 행정부의 대규모 경기 부양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통화정책 방향도 한국 경제와 금융 시장에 영향을 줄 변수다. 바이든 정부가 최근 1조9000억 달러 규모의 추가 경기부양책을 제시한 만큼 시중에 달러화 공급이 늘면서 달러 약세와 원화 강세(원-달러 환율 하락) 등이 나타날 수 있다.

연준의 통화정책은 당분간 완화 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미국의 경기 회복 속도가 예상보다 빠르고 고용 증가와 소득 개선 등 물가 상승 요인이 확인된다면 연준이 완화적 통화정책을 거둬들일 수 있다는 게 금융 시장의 우려다. 김학균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바이든 당선과 코로나19 백신 개발에 따른 글로벌 경기 회복 기대감은 증시에 상당 부분 반영된 상황”이라며 “앞으로 금리 향방을 더 눈여겨봐야 한다”고 말했다.

세종=송충현 balgun@donga.com / 신나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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