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시대 개막]中에 강경기조 유지 “국방력 강화해 中-러 위협에 대응” 국무-국방 지명자 청문회서 공세 “코로나-온난화는 협력” 수위 조절… 中 “양국관계 제 궤도 올려놓아야”
코로나 사망자 추모연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취임식 전날인 19일(현지 시간) 밤 워싱턴 링컨기념관 앞에서 코로나19 사망자를 추모하는 연설을 하고 있다. 마스크를 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의 남편 더글러스 엠호프 변호사, 해리스 부통령, 부인 질 여사(왼쪽부터)가 바이든 대통령의 연설을 경청하고 있다. 뒤로 워싱턴의 명물인 ‘리플렉팅 풀’과 워싱턴기념탑이 보인다. 워싱턴=AP 뉴시스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 외교안보팀 수장들은 19일(현지 시간) 인사청문회에서 미국이 직면한 최대 위협이자 도전으로 중국을 꼽고 이에 적극적으로 맞설 필요성을 한목소리로 강조했다. 중국을 ‘적국’으로 규정한 장관 지명자도 있었다. 이에 대해 중국 정부는 “내정 간섭을 단호히 반대한다”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 지명자는 미국이 대외적으로 직면한 가장 중요한 도전으로 ‘중국, 러시아와 가속화하는 경쟁에 따른 안보 지형’을 들면서 “이에 대응하기 위해 국방력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중국이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해군력을 강화하는 움직임에 대해선 “중국의 군사력 현대화는 공격적이고 강압적인 조치들과 함께 인도태평양 지역은 물론 전 세계에서 점점 더 시급한 도전이 돼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태평양 억지력 구상(Pacific Deterrence Initiative)’의 추진, 국방기술 분야의 진전, 역내 미군의 역할 강화 등을 중국의 해군력 강화에 대응하는 구체적인 방안으로 언급했다.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 지명자도 중국이 지정학적, 외교적, 군사적, 경제적으로 가장 큰 도전이라는 의원들의 지적에 동의하며 “미국이 강한 입장을 취해야 한다”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대중국 강경책에 대해서는 “그가 진행한 방식에는 동의하지 않지만 기본 원칙은 올바른 것이었다”고 인정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해 2월 민주당 당내 대선 경선 기간에 신장위구르족에 대한 인권 탄압과 관련해 중국의 행동을 나치의 유대인 학살과 같은 제노사이드(인종청소)에 비유하기도 했다.
블링컨 지명자는 다만 외교 수장으로서 중국과의 협의 여지를 열어놓으려는 듯 “팬데믹과 기후변화 등에서는 중국과 협력할 부분이 있다”며 수위 조절을 하는 모습이었다. 대만을 국가로 인정할 것인지에 대한 질문에도 “국제사회에서 더 큰 역할을 해야 하며, 그들이 관여할 다른 방법들이 많다”며 즉답을 비켜갔다.
애브릴 헤인스 국가정보국(DNI) 국장 지명자는 중국을 ‘적국’으로 규정했다. 그는 “중국의 불공정과 불법, 공격적·강압적 행동뿐 아니라 인권 침해에 더 잘 대응할 수 있게 하는 데 정보력을 활용하길 원한다”고 말했다.
이들은 중국의 부상을 경계하면서 이에 맞서기 위해 역내 동맹국들과 협력하겠다는 뜻도 재확인했다. 블링컨 지명자는 미국의 국내총생산(GDP)이 전 세계의 25%를 차지하지만 파트너 및 동맹국들과 합치면 70%대까지 커진다는 점을 언급했다. 오스틴 지명자는 중국을 러시아와 함께 ‘중대 도전’으로 규정하면서 “국방부는 국제적 파트너 및 동맹들과 함께 이들의 공격을 막아내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바이든 대통령 취임과 관련해 “미국 우선주의 정책이 세계 다자주의에 끼친 피해가 크다”면서 “다자주의 체제에 재가입하려는 바이든 대통령조차 하루아침에 회복하기는 어렵다”고 전했다. 특히 왕이웨이(王義외) 런민대 국제관계학과 교수와의 인터뷰를 통해 “바이든 행정부의 다자주의는 중국이 추진하는 것과는 다르다”면서 “중국이 포괄적인 다자주의를 표방하고 있다면, 바이든 행정부는 우방 중심의 다자주의”라고 지적했다. 미국의 다자주의는 한 국가가 주도하면서 특정 국가(중국)를 배제하려는 의도라는 것이다.
워싱턴=이정은 lightee@donga.com /베이징=김기용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