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전 미 대통령. AP 뉴시스
조 바이든 미 대통령에게 대통령 권한을 이양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핵가방’(nuclear football)은 넘겨주지 않고 백악관을 떠났다. 핵가방은 취임식에서 새 대통령에게 넘겨지지만, 트럼프 전 대통령이 취임식에 참석하지 않으면서 ‘핵 공백’ 사태가 일어났다.
20일(현지 시간) NBC뉴스, CNN 등 외신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관례를 깨고 바이든 대통령 취임식에 불참한 채 플로리다로 향했다. 당시 아직 대통령 신분이었던 트럼프 전 대통령은 늘상 그렇듯 핵가방을 가지고 갔다.
미 대통령은 핵공격을 명령할 수 있는 권리를 가진 유일한 인물이다. 대통령이 백악관을 떠나는 일정이 있을 때마다 핵무기 공격 시 명령 전달 지침, 코드, 핵전쟁 옵션 등이 담긴 서류가방인 ‘핵가방’을 든 군 보좌관이 늘 동행한다.
스티븐 슈워츠 미 핵과학자회 비상임연구원은 CNN과 인터뷰에서 “미국엔 같은 종류의 핵가방이 3~4개 정도 있다. 각각 대통령과 부통령, 그리고 대통령 취임식이나 의회 국정연설 같은 행사 때 ‘지정생존자’(designated survivor)로 정해진 인물에게 지급된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 임기는 이날 정오에 끝났다. 오전 11시 59분 59초까지 핵 통제권이 유지됐다. 정오를 기점으로 핵코드는 자동으로 바뀌었고, 군 관계자는 트럼프 전 대통령으로부터 핵가방을 회수해 워싱턴으로 돌아온다.
앞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메릴랜드주 앤드루스 공군기지에서 ‘셀프 환송회’를 열었다. 그는 이 자리에서 “어떤 방식으로든 돌아오겠다”며 “항상 여러분을 위해 싸우겠다”고 말했다.
장연제 동아닷컴 기자 jej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