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현대의 어드바이저로 활동하게 되는 박지성 (전북 제공) © 뉴스1
행정가로서 K리그에 첫 발을 내딛는 박지성 전북현대 어드바이저가 기자회견을 갖고 앞으로의 포부를 밝혔다. 그는 “내가 가지고 있는 지식과 경험 모두를 전북과 공유할 것”이라고 각오를 피력했다.
박지성이 21일 경기도 고양시 현대모터스스튜디오 고양에서 ‘전북현대 클럽 어드바이저 위촉 기자회견’을 가졌다.
앞서 전북은 지난 19일 “박지성을 구단 어드바이저로 위촉했다. 박지성 위원은 프로와 유소년의 선수 선발, 육성 및 스카우팅, 훈련 시스템 제시 등에 대한 조언자 역할을 하게 된다”고 알린 바 있다.
박지성은 “선수 은퇴 후 행정과 관련해 공부를 많이 했는데 K리그에서 행정가로 시작할 수 있어서 기쁘게 생각한다. 전북현대와 같이 할 일들에 대해 기대가 크다”면서 “전북이 더 건강하고 튼튼한 팀이 될 수 있도록 돕겠다. 다른 팀들이 바라보고 배울 수 있는 팀이 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각오를 피력했다.
다음은 박지성과의 일문일답.
- 어드바이저로 출발하는 소감은
▶K리그 최고의 클럽에 합류할 수 있게 돼 너무나 영광스럽게 생각한다. 선수생활 은퇴 후 행정 관련 공부를 많이 했는데 K리그에서 행정가의 길을 시작할 수 있어 기쁘게 생각한다. 전북현대와 같이 할 일들에 대해 기대가 크다.
- 그간의 과정을 설명해달라
▶지난해 김상식 감독으로부터 연락이 왔다. 처음에는 한국에 상주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기에 어렵겠다고 답했다. 그러나 굳이 상주하지 않더라도 유럽에서 내가 경험한 것과 행정 공부한 것을 비대면이라도 공유해주고 최소 분기별로라도 함께 해준다면 가능하지 않겠냐고 다시 제의해줬다. 그런 형태라면 문제가 없었고 그만큼 날 원한다는 것을 느꼈기에 제의를 받아들였다.
▶구단은 많은 것을 공유해주고 조언해주길 바라고 있다. 거부감 없고 당연히 내 모든 것을 구단과 공유하겠다. 전북은 이미 K리그 최고 클럽이다. 때문에 내가 온다고 1군 운영이 달라지는 것은 없을 거다. 하지만 유소년이랄지 1군 외적인 것, 전체적인 시스템 등은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일단 구단이 어떻게 운영되고 있는지 파악부터 해야 한다. 팬들이 어떤 축구를 원하는지까지 고려해서 방향을 잡겠다.
-맨유 홍보대사 역할은 어찌되는가
▶이제 전북의 일을 하니 맨유 일은 못하는 게 당연하다.
-특히 주안점을 둘 부분은
▶유소년 쪽에 많이 신경을 쓰겠다. 큰 중점은, 선수들을 어떻게 키울 것인가이다. 유소년 대회에서 아무리 좋은 성적을 거둬도 그것이 프로에서의 성적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유소년 대회 성적을 떠나 얼마나 많은 선수를 1군에 보낼 수 있는지가 중요하다. 유럽의 시스템을 접목시키겠다. 물론 현실과 이상은 차이가 있을 것이다. 한국만의 방식 등 변화를 주면서 진행하겠다.
-2002 월드컵 멤버들이 K리그에 많아졌다
▶특별한 세대가 각기 다른 모습으로 노력하고 있다는 것은 긍정적이다. 팬들에게 받은 사랑을 어떻게 돌려드릴까 각자가 고민을 많이 했다. 서로 위치가 다르기에(감독, 대표이사, 어드바이저 등등) 맞대결이 될지는 모르겠지만 K리그 흥행에 도움이 된다면 어떤 형태로든 조명되는 것을 환영한다. (이)영표 형이나 내가, 또 유럽에서 돌아온 (이)청용이와 (기)성용가 K리그 흥행의 불씨가 된다면 좋겠다.
-이 부분만은 꼭 바꾸겠다 싶은 것은
▶전북의 상황을 더 파악해야겠지만 변화가 필요한 것은 역시 유소년이라 생각한다. 맨유 뿐 아니라 아약스 아인트호벤 등을 다녀봤는데 그 클럽들이 생각하는 유소년에 대한 관심은 내가 생각하는 것 이상이었다. 전북은 K리그에서 가장 적극적인 투자를 하는 팀이다. 그래서 좋은 성적이 가능하다고 본다. 하지만 이제 최고의 성적에 그치지 않고 진짜 리딩 클럽이 됐으면 한다. 전북에서 시작하면 다른 팀들이 따라가는, 그런 시점이 왰다. 전북이 선두 주자로 K리그를 이끌어 나갔으면 한다.
▶전북 일을 하면서는 최소한 분기별로는 한국에 올 것이고 체류 기간도 길게 잡아야할 것 같다. 그 외의 시간 비대면으로 또 할 일이 있을 것이다.
-K리그 구단에서 일하는 상상을 했었나
▶K리그에서 할 수도 있을 것이라 생각은 했다. 하지만 이렇게 빨리 기회가 올지는 몰랐다. 내가 가진 경험을 공유할 수 있다는 것은 좋은 일이다. 나만 알고 있는 것에 그치면 소용이 없다.내 도움으로 누군가가 그것을 활용할 수 있다면 한국 축구를 위해 좋은 일이기에 기쁜 마음으로 팀에 합류했다.
-중고등학교 때 가고 싶던 K리그 팀은
▶고등학교 때 처음 K리그에서 뛰는 것을 꿈꿨고 그때는 고등학교가 수원에 있었기에 당연히 수원삼성을 생각했다. 선수 커리어에 K리그는 없으나 이제 행정가로 시작하게 됐다. 그 처음을 가장 우승을 많이 한 전북과 함께 할 수 있어 기쁘다.
-박지성의 축구철학이 반영되는가
▶난 감독이 아니기에 내 축구철학이 중요하지 않다. 그건 전북현대가 가지고 나갈 부분이다. 김상식 감독이 공격 축구를 이야기했고 그 전에 최강희 감독부터 이어진 전북의 색깔이자 이미지다. 앞으로도 전북이 가지고 갈 정체성은 ‘공격적인 팀’이 되는 게 큰 틀에서 맞다. 전북의 DNA를 잘 아는 김상식 감독이 있으니 큰 걱정 없다. 난 클럽이 어떻게 운영됐고 팬들은 어떤 축구를 원하는지 조사하고 알아봐야한다. 클럽은 지역의 색깔을 반영하고 역사 속에서 정체성이 나온다. 내 철학은 중요치 않다. 클럽의 정체성과 철학을 어찌 발전시켜 나갈 것인지가 행정가로서의 이상적인 자세다.
-팬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전북에서 행정가의 일을 시작하게 돼 기대감이 크다. 전북현대가 어떻게 발전할지 상상의 나래를 펼치는 것만으로도 기쁘다. 전북을 많이 사랑해 달라. 전북을 더 튼튼하고 건강한 팀으로 만들겠다. 많은 클럽들이 바라보고 배울 수 있는 팀이 되도록 노력하겠다.
(고양=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