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욱 초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이 21일 경기도 과천시 정부과천청사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취임사를 하고 있다. 2021.1.21/뉴스1 © News1
김진욱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처장이 21일 취임했다. 하지만 간판만 걸었을 뿐, 인적·물적 구성이 이뤄지지 않아 공수처는 앞으로 수개월동안 바탕 작업에 치중할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 ‘1호 사건’ 수사까지는 시간이 더 걸릴 전망이다.
법조계에 따르면 공수처는 Δ수사처 규칙 공포 Δ차장 임명 Δ인사위원회 구성 Δ수사 실무 세부 기준 검토 등을 진행한 뒤 실질적인 가동에 들어갈 예정이다. 김 처장은 공수처가 온전한 수사체로 운영되려면 최소 2개월은 걸릴 것으로 봤다.
공수처는 처장과 차장을 포함해 수사처 검사 25명, 수사처 수사관 40명, 행정 사무처리 직원 20명으로 구성된다. 하부조직은 2관 4부 7과 수준으로 설치되며, 하부조직으로 과학수사과·수사1~3부·공소부·인권감찰관·정책기획관·수사정보담당관·사건분석담당관을 둔다. 수사부장과 담당관은 모두 수사처 검사로 채운다.
김 처장은 이날 제청 시점과 관련해 “적어도 다음주 중이 되지 않을까”라며 내주쯤 복수의 차장 후보를 제청할 계획을 밝혔다. 김 처장은 인사청문회에서 차장은 검찰과 비검찰 출신 모두가 가능하다며 법조 경력이 충분한 자를 제청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공수처를 채울 수사처 검사와 수사관 채용 절차도 진행된다. 수사처 검사는 처장이 정한 임용심사 기준으로 적격 여부를 심사받은 뒤, 7인으로 구성된 인사위원회가 추천하고 대통령이 임명하는 절차를 거친다. 수사관은 공고를 통해 모집해 서류전형, 면접시험을 거친 뒤 처장이 임명한다.
수사처 검사 임용 절차를 진행하기 위해서는 인사위원회 구성이 필수적이다. 인사위는 공수처장과 차장, 처장이 위촉하는 1인, 여당 추천 2인, 야당 추천 2인 등 총 7명으로 이뤄진다. 위원 추천에서부터 후보 심사까지 여야 격돌이 예상되는 가운데 김 처장은 향후 양측의 협조를 얻기 위해 분투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 처장은 취임식에서 “다양한 경력과 배경을 가진 인재들을 공정하고 투명한 절차를 채용할 것”이라며 “외부위원이 참여하는 면접시험 등 절차를 통해 출신·배경에 관계없이 사명감과 능력, 자질을 갖춘 인재를 선발하겠다”고 밝혔다. 또 “자유로운 내부 소통을 위한 수평적 조직문화도 구현하겠다”고 했다.
검경에서 수사 중인 고위공직자 사건 이첩 기준도 구체화 한다. 김 처장은 “현재는 사건 진행 정도나 공정성 등을 고려해 이첩을 요청할 수 있다는 기준이 있다”며 “더 세부적으로, 유형별로 구체화해야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 외에도 세부적인 실무 기준을 다듬는 작업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수사 장비 등 물적 장비 마련도 이뤄진다.
현재 공수처 설립준비단은 공수처 운영에 필요한 규칙 초안을 마련하고 채용 절차에 대한 준비도 대부분 마친 상태다. 김 처장은 준비된 초안을 검토해 수정하거나 확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인적 구성에 따라 준비 기간 단축·연장 여부가 갈릴 것으로 보인다. 야당 추천 위원들이 거부권을 행사해 장기간 공전했던 처장후보추천위 상황이 되풀이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공수처는 바탕작업 진행 과정에서 정치적 중립과 독립이라는 시험대에 여러차례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김 처장은 이날 취임식에서 “정치적 중립성과 독립성을 철저히 지키고 고위공직자의 비리를 성역 없이 수사함으로써 공정한 수사를 실천하겠다”고 강조했다.
본격적인 수사는 공수처 바탕 작업을 마친 뒤에야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시기는 이르면 3~4월께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