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조업을 중단한 르노삼성 부산공장. 2020.9.25/뉴스1 © News1
르노삼성자동차가 8년여 만에 전체 임직원을 대상으로 대규모 희망퇴직을 시행한다. 르노삼성차는 2017년 27만 대를 넘겼던 자동차 생산량이 지난해 11만여 대까지로 줄어들면서 8년 만에 영업적자를 기록할 전망이다. 르노삼성차는 노사 관계도 어려움을 겪으면서 국내 완성차 5개사 가운데 유일하게 2020년 임금협상을 아직 마무리 짓지 못한 상황이다.
21일 르노삼성차는 2019년 3월 이후 입사자를 제외한 모든 정규직 직원을 대상으로 다음달 26일까지 희망퇴직 신청을 받는다고 밝혔다. 근속년수에 따라 지급되는 특별 위로금과 자녀 1인당 1000만 원의 학자금 등 희망퇴직시 받는 처우를 금액으로 환산하면 1인당 평균 1억8000만 원(최대 2억 원) 수준이다.
르노삼성차가 전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시행하는 것은 2012년 8월 이후 8년여 만이다. 당시에는 900여 명이 희망퇴직했다. 르노삼성차는 2011년 2150억 원, 2012년 1721억 원의 영업손실을 내면서 2012년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이후 2013년 445억 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이 때처럼 실적 반등을 꾀하기 위해 희망퇴직을 중심으로 하는 이번 ‘서바이벌 플랜’을 마련했다.
르노그룹은 최근 수익성 강화를 중심으로 경영 방향을 전환하는 ‘르놀루션(Renaulution)’ 경영전략안을 발표하면서 한국을 라틴 아메리카, 인도와 함께 현재보다 수익성을 더욱 강화해야 할 지역으로 지목한 바 있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높은 인건비에도 불구하고 최근 1, 2년 동안 수시로 파업이 이어지면서 안정적인 완성차 물량 공급을 장담할 수 없다는 게 약점”이라고 지적했다.
내수와 수출을 더한 지난해 르노삼성차 전체 차량 판매 대수는 11만6000여 대로 2004년 8만여 대 이후 16년 만에 가장 적었다. 르노삼성차는 8년 만에 수백억 원대의 적자를 낼 전망이다.
르노삼성차 관계자는 “내수 시장 경쟁이 심화되는 가운데 지속적인 고정비 증가가 맞물려 어려움이 커졌다. 본사도 수익성 강화를 주문한 상황에서 경쟁력 개선 없이는 향후 신차 프로젝트 수주를 기대할 수 없다는 절박한 판단에서 취하는 조치”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