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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남 파워기업]인류의 생명을 지키는 산소공급시스템 제조-유통회사

입력 | 2021-01-22 03:00:00

부산 기장군 소재 ‘엔에프’




2002년 1인 회사로 출범해 NF를 강소기업으로 키운 이상곤 대표(왼쪽에서 세 번째)가 직원들과 함께 산소발생기에 관해 토론하고 있다. NF 제공

‘보이지 않는 혁신으로 미래를 움직인다.’

부산 기장에 본사를 둔 ㈜엔에프(NF)의 경영 원칙이다. 인류의 생명과 안전을 지킨다는 뜻에서 ‘세이빙 라이브즈’에 기업 가치를 둔 NF는 산소공급시스템 제조 및 유통회사다.

강소기업인 NF는 직원 70여 명의 절반이 30대 전후로 젊다. 기술력이 뛰어나 국내외 투자도 이어지고 있다. 부산시도 최근 투자촉진보조금 35억 원을 지원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미세먼지 등으로 산소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면서 포스트 코로나19의 수혜주로 떠오르고 있다. 올해 매출 목표 600억 원 달성도 무난할 것으로 예상된다.

권혁재 기획조정실장(41)은 “NF는 젊고, 참신하고, 비전이 있는 회사”라며 “더 많이 성장해 직원들의 복지가 대기업 못지않았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6월부터 272억 원을 들여 기장 신소재산업단지 2만 m²의 부지에 건물연면적 7500m² 규모로 제2공장을 짓고 있는 NF는 다음 달 준공과 함께 85명의 신규 인력도 채용한다.

이 회사의 전신은 이상곤 대표(49·사진)가 2002년 부산진구의 한 아파트 상가에서 1인 회사로 출발한 ‘산소같은 사람들’. 부산대에서 조선공학을 전공한 그는 2세 때 찾아온 소아마비로 한쪽 다리가 불편해 번번이 취업 벽에 부딪히자 사업 쪽으로 눈을 돌렸다. 아이디어는 박사 과정 중 일본 방문 때 보았던 ‘산소캔 자판기’에서 얻었다. 앞으로 산소의 수요가 커질 것이고 사회적 관심도 물에서 공기, 공기에서 산소로 옮겨갈 것이라고 예측했다.

출발은 국내 업체가 만든 산소발생기 유통업무였다. 그러나 판매가 쉽지 않자 제품을 직접 만들기로 했다. 공학을 전공해 제품 설계와 기획에는 자신이 있었다. 2007년에는 직원 4명과 함께 개인용 산소발생기 개발을 시작했다.

사업 초기 판매의 중요성을 뼈저리게 경험한 그는 국내 다단계 여러 곳을 다니면서 영업을 배웠다. 2008년에는 기술보증기금에서 국내에서 처음 시도한 제1회 창업교육에 참여했다. 이 대표는 “창업교육 이전이 구멍가게였다면 이후에는 금융과 회계가 접목된 제대로 된 회사였다”고 했다.

같은 해 회사를 기장으로 이전하고 사명을 ‘NF ECO’로 바꿨다. 2012년에는 이름을 ㈜NF로 변경해 법인화했다. NF(Nature & Friendly)에는 자연친화적인 뜻이 담겼다. 사업에 탄력이 붙은 NF는 2009년 수산용 통합관리시스템, 2011년 산소텐트, 2012년 병원용 중앙집중식 산소공급시스템을 연달아 개발했다.

NF의 산소발생기는 크게 의료용, 헬스케어용, 산업용 등 3가지. 세부 품목은 20여 가지에 이른다. 산소 공급의 핵심은 일반 공기를 흡입해 압축된 공기를 ‘끓는 돌’로 불리는 제올라이트로 통과시키면 산소와 질소가 분리되고 이때 남은 산소를 농축하는 기술이다. PSA 공법이라 불리는 이 공법을 활용하면 고농도 산소를 얻을 수 있다. 또 산소 발생 유닛을 병렬로 배치해 유닛 1, 2개가 고장 나더라도 산소를 이상 없이 공급하는 IMA-PSA 공법도 NF만의 특허기술이다. 산소만 발생하는 다른 제품과는 달리 NF 제품은 살균까지 한다. 관련 특허만 17건에 달한다.

NF의 복합조합의료기기는 병의원 쪽에서 독보적이다. 이 기기는 의료기기일 뿐 아니라 의사가 환자에게 ‘산소’를 ‘약’으로 처방하는 제약 기능까지 가능하다는 게 이 대표의 설명이다. 보건복지부, 식품의약품안전처,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등 3개 기관이 인증했다. 현재 전국 800여 개 병의원에 설치돼 사후관리까지 하고 있다. 헬스케어용은 3000곳 이상 보급됐다. 주거 공간과 대기업, 관공서, 주요 호텔, 학교, 정보기술(IT) 업체의 사무실과 계단, 휴게공간에 설치돼 ‘맑은 숲’ 역할을 하고 있다.

이 대표는 “사업은 한국에서 시작했지만 지향점은 글로벌 NF”라며 “78억 세계 인구 중 절반이 NF 제품을 찾도록 하자는 신념으로 회사를 키우겠다”고 말했다.

조용휘 기자 silen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