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시대] “선거 사기” 앞장 ‘프라우드 보이스’… ‘호객꾼’ ‘완전 약체’ 실망감 드러내 의회 난입 100여명 처벌 위기… 트럼프 뒷짐에 배신감 느껴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6일 미 의사당 난입 사태에서 중심적인 역할을 맡았던 프라우드 보이스가 트럼프에게서 등을 돌리기 시작했다. 이들은 갭(Gab), 텔레그램 등 회원들만 공유하는 폐쇄형 소셜미디어에서 ‘트럼프는 완전한 실패로 기록될 것’이라며 트럼프 비판에 앞장서고 있다. 이들은 회원들에게 트럼프, 공화당 관련 집회나 시위에도 더 이상 참석하지 말라고 촉구했다.
NYT는 이들이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해 ‘배신감’을 느껴 등을 돌린 것으로 분석했다. 의회 난입 사태 이후 트럼프 전 대통령이 공식 영상에서 시위대의 폭력행위를 규탄하고 나서자 트럼프가 배신했다며 분노를 표출하고 있다는 것이다.
프라우드 보이스뿐 아니라 오스 키퍼스, 아메리카 퍼스트, 큐어논 등 다른 극우 단체 회원들도 텔레그램 등을 통해 트럼프를 비판하기 시작하는 등 빠르게 변심하고 있다. 큐어논의 대표 인물인 기업가 론 왓킨스는 대통령 취임식 직후 회원들에게 “새로운 대통령이 취임했고, 시민은 헌법을 준수할 의무가 있다”며 “이제는 각자의 삶으로 돌아가자”고 했다.
전문가들은 극우 단체의 변심은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 기반의 이탈 조짐을 보여주는 신호로 보고 있다. 극우주의 연구자인 아리에 코블러는 NYT에 “트럼프가 백악관을 떠나자 이들은 트럼프가 애국의 의무를 다하지 못한 채 항복했다고 여기고 있다”고 설명했다.
기후변화 정책을 반대해온 트럼프 전 대통령과 그간 설전을 이어왔던 스웨덴 환경운동가 그레타 툰베리(18)는 이날 자신의 트위터에 백악관을 떠나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사진과 함께 “매우 행복한 노인”이라며 “밝고 환상적인 미래를 바라보는 매우 행복한 노인처럼 보인다. 아주 보기 좋다!”는 글을 올렸다.
2019년 9월 트럼프는 툰베리가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기후행동 정상회의에서 기후변화 문제 해결을 촉구하는 연설을 했을 당시 자신의 트위터에 “밝고 환상적인 미래를 바라보는 매우 행복한 소녀처럼 보인다. 아주 보기 좋다”라며 비꼬았다. 이를 툰베리가 그대로 차용한 것이다.
임보미 기자 bom@donga.com / 파리=김윤종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