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퇴근길 대란 뒤엔 市 안이한 대응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이영 의원이 기상청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수도권기상청은 6일 하루 총 18차례 대설(폭설) 관련 정보를 서울시에 통보했다. 기상청이 발표한 예보 등은 서울시 재난·재해 관련 부서에 이메일과 팩스로 즉시 전달된다.
기상청이 이날 처음으로 시에 예보 내용을 전달한 건 오전 2시 20분이다. 이때 “오후 3시부터 다음 날 오전 6시까지 수도권에 1∼5cm의 눈이 내릴 것”이라고 전달했다. 이는 5cm가량의 눈이 내릴 수 있다는 뜻이다.
기상청이 기상정보를 계속 전달했지만 시에선 폭설에 대비한 별다른 조치가 나오지 않았다. 시 도로관리과장이 주재한 ‘폭설 관련 상황판단회의’가 열린 것은 오후 3시 20분이었다. 회의 뒤인 오후 3시 반경 시 재난안전대책본부는 “오후 3시 기상청 발표에 따르면 서울 지역에 이날 1∼4cm의 눈이 올 것으로 예보했다”는 공문을 내려보냈다. 기상청 발표와 전혀 다른 내용을 내부에 전파한 것이다. 결국 시는 5cm 미만의 눈이 오는 경우에 해당하는 1단계 제설대책 근무에 들어갔다.
시 도로관리과 관계자는 “제설 대책은 기상청 예보뿐만 아니라 주변 지역 날씨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대응 수위를 정한다. 6일 오후에는 눈이 짧은 시간에 한꺼번에 내려 빠른 조치가 어려웠다”고 해명했다. 다만 시 재난대책본부에서 기상청 눈 예보를 1∼4cm로 판단해 공지한 것에 대해선 명확히 설명하지 못했다.
이로 인해 서울시의 대응은 시작부터 삐걱거렸다. 지난해 11월 공개한 ‘겨울철 제설대책 추진계획’에 따르면 적설량 5cm 이상 예보가 내려질 땐 인력 3495명을 투입할 수 있는 2단계 근무 조치를 발령해야 한다. 시는 오후 4시 2230명을 동원할 수 있는 1단계 근무를 시작했고 제설차량은 오후 5시부터 준비했다.
제설대책 1단계 근무 조치 후에도 시는 발 빠르게 대응하지 못했다. 기상청이 오후 4시 반에 재차 서울의 예상적설량이 8cm가 넘을 수 있다고 발표했고 오후 5시엔 대설주의보까지 예고했다. 시가 2단계 근무 조치로 상향한 것은 오후 7시 20분이었다. 이때는 이미 서울 시내 곳곳에서 눈에 갇힌 차량들이 움직이지 못하는 아비규환이 벌어진 뒤였다.
지민구 warum@donga.com·강승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