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시대] 유럽 환영속 ‘디지털세’ 갈등 불씨도 크렘린궁 “우호관계, 바이든에 달려”
유럽연합(EU)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취임하자 축하와 함께 ‘서구 동맹’ 복원을 요구했다.
20일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EU 행정부 수반 격인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은 이날 유럽의회 연설에서 “바이든의 취임을 축하한다. 4년이란 긴 시간이 지나 다시 한번 유럽이 백악관에 친구를 갖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재임 후 미국과 EU 간 관세보복 등을 거론하며 “동맹에 새 생명을 불어넣기 위해 관계를 재건할 준비가 됐다”고 밝혔다.
유럽 주요국 정상들도 취임 축하 메시지에서 ‘동맹 회복’에 초점을 맞췄다. 독일 앙겔라 메르켈 총리는 대변인을 통해 “독일과 미국의 우정과 협력에 새로운 장이 열렸다”고 밝혔다. 프랑스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은 트위터에 “우리는 함께할 것”이라고 밝혔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이날 성명을 통해 “바이든 행정부와 파트너십을 강화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구글 아마존 등 미국 정보기술(IT) 기업이 유럽에서 올린 매출의 일부를 세금으로 내는 ‘디지털세’ 도입을 두고 미국과 EU가 대립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은 이날 “거대 IT 기업 규제의 필요성을 미국이 경청하고 함께 고민해보길 희망한다”고 전했다.
러시아는 취임식과 관련된 별도의 축하 메시지를 내놓지 않았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20일 “바이든이 취임해도 변할 것은 없다. 러시아는 항상 미국과 우호적 관계를 추구해왔기 때문”이라며 “이를 위한 의지가 있는지는 바이든에게 달렸다”고 밝혔다.
파리=김윤종 특파원 zoz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