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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수처 첫 수사 빨라야 3월… 실무 지휘할 차장 내주 靑제청

입력 | 2021-01-22 03:00:00

닻올린 공수처, 조직구성 본격화




공수처, 현판 내걸고 업무 개시 김진욱 초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오른쪽에서 두 번째)이 21일 정부과천청사에서 공수처 현판 제막식을 갖고 있다. 김 처장은 “초대 공수처장으로서 초석이나마 얹는 심정으로 국민의 눈높이에서 가지 않은 길을 가겠다”고 말했다. 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수사와 기소라는 중요한 결정을 하기에 앞서 주권자인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결정인지 항상 되돌아보겠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김진욱 처장은 21일 정부과천청사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국민 앞에서 결코 오만한 권력이 되지 않을 것”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김 처장은 “공수처의 역사를 시작하는 초대 공수처장으로서 국민 앞에 무한한 책임감을 느끼며 공수처의 권한 역시 국민께 받은 것이니 국민께 되돌려 드릴 방안을 심사숙고하겠다”고 강조하는 등 취임사에서 국민이라는 단어를 모두 34차례 언급했다.

○ 김 처장 “검찰 경찰과 선의의 경쟁할 것”

김 처장은 “정치적 중립성과 독립성을 철저히 지키고, 고위공직자의 비리를 성역 없이 수사함으로써 공정한 수사를 할 것”이라며 “수사의 공정성과 정치적 중립성, 독립성은 세발자전거의 세 발처럼 혼연일체가 되어야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 처장은 “누구도 법 위에 존재할 수 없다”면서 “여당 편도 아니고 야당 편도 아닌 오로지 국민 편만 들겠다”고 강조했다.

김 처장은 새로운 수사기관인 공수처가 기존 수사기관인 검찰, 경찰 등과 협조할 것은 하고, 견제할 것은 견제하겠다고 밝혔다. 김 처장은 “공수처가 새 수사기관으로 출범하면서 기존 수사기관들과 갈등을 빚고 나라의 반부패 수사 역량이 오히려 저하될 것이라 우려하는 분도 있는 것으로 안다”며 “국민의 기본권 보장을 위해 선의의 경쟁을 하는 상생 관계가 되리라 확신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김 처장은 “수사 결과만을 최우선으로 하는 과거의 잘못된 수사 관행은 폐쇄적이고 경직된 조직 문화에도 일정 부분 책임이 있을 수 있다”고 언급해 기존 수사기관과의 차별성을 강조했다.

○ “다음 주 공수처 차장 복수로 청와대에 제청”

김 처장은 취임식 직후 기자들과 만나 “적어도 다음 주 중에는 공수처 차장을 복수로 제청할 것”이라고 말했다. 공수처의 2인자인 차장은 처장을 보좌하며 공수처 검사직을 겸하게 된다. 판사 출신으로 수사 경험이 적은 김 처장을 보완할 수 있는 인물이 임명돼 실질적으로 공수처 수사를 지휘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차장은 처장의 제청으로 대통령이 임명하는데, 임기는 처장과 동일하게 3년이다. 앞서 김 처장은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차장직에 판사와 검찰 출신이 모두 가능하다”고 밝혔다. 차장 인선이 김 처장의 정치적 중립성을 검증하는 첫 번째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김 처장과 차장은 인사위원회 당연직 위원이어서 차장이 임명돼야 공수처 검사 23명과 수사관 30여 명을 채용할 수 있다.

공수처는 이날 직원 85명에 대한 직제규칙을 공개했다. 수사 검사가 기소 여부를 결정하는 검찰 조직과는 다르게 공수처는 수사부와 공소부를 분리해 상호 견제하도록 했다. 공수처 관계자는 “영국 중대부정수사처(SFO) 직제 등 해외 사례를 참고했다”고 설명했다. 또 1, 2주 이내에 수사 아이템 선정 등에 대한 구체적인 절차를 규정하는 수사규칙을 제정할 예정이다. 인원 선발과 규칙 제정 등이 모두 마무리되는 데 최대 2개월 정도가 걸릴 것으로 보여 공수처는 빨라야 올 3월에 이른바 ‘1호 사건’ 수사에 착수할 것으로 보인다.

위은지 wizi@donga.com·고도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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