닻올린 공수처, 조직구성 본격화
공수처, 현판 내걸고 업무 개시 김진욱 초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오른쪽에서 두 번째)이 21일 정부과천청사에서 공수처 현판 제막식을 갖고 있다. 김 처장은 “초대 공수처장으로서 초석이나마 얹는 심정으로 국민의 눈높이에서 가지 않은 길을 가겠다”고 말했다. 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김진욱 처장은 21일 정부과천청사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국민 앞에서 결코 오만한 권력이 되지 않을 것”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김 처장은 “공수처의 역사를 시작하는 초대 공수처장으로서 국민 앞에 무한한 책임감을 느끼며 공수처의 권한 역시 국민께 받은 것이니 국민께 되돌려 드릴 방안을 심사숙고하겠다”고 강조하는 등 취임사에서 국민이라는 단어를 모두 34차례 언급했다.
○ 김 처장 “검찰 경찰과 선의의 경쟁할 것”
김 처장은 “정치적 중립성과 독립성을 철저히 지키고, 고위공직자의 비리를 성역 없이 수사함으로써 공정한 수사를 할 것”이라며 “수사의 공정성과 정치적 중립성, 독립성은 세발자전거의 세 발처럼 혼연일체가 되어야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 처장은 “누구도 법 위에 존재할 수 없다”면서 “여당 편도 아니고 야당 편도 아닌 오로지 국민 편만 들겠다”고 강조했다.
○ “다음 주 공수처 차장 복수로 청와대에 제청”
김 처장은 취임식 직후 기자들과 만나 “적어도 다음 주 중에는 공수처 차장을 복수로 제청할 것”이라고 말했다. 공수처의 2인자인 차장은 처장을 보좌하며 공수처 검사직을 겸하게 된다. 판사 출신으로 수사 경험이 적은 김 처장을 보완할 수 있는 인물이 임명돼 실질적으로 공수처 수사를 지휘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차장은 처장의 제청으로 대통령이 임명하는데, 임기는 처장과 동일하게 3년이다. 앞서 김 처장은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차장직에 판사와 검찰 출신이 모두 가능하다”고 밝혔다. 차장 인선이 김 처장의 정치적 중립성을 검증하는 첫 번째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김 처장과 차장은 인사위원회 당연직 위원이어서 차장이 임명돼야 공수처 검사 23명과 수사관 30여 명을 채용할 수 있다.
공수처는 이날 직원 85명에 대한 직제규칙을 공개했다. 수사 검사가 기소 여부를 결정하는 검찰 조직과는 다르게 공수처는 수사부와 공소부를 분리해 상호 견제하도록 했다. 공수처 관계자는 “영국 중대부정수사처(SFO) 직제 등 해외 사례를 참고했다”고 설명했다. 또 1, 2주 이내에 수사 아이템 선정 등에 대한 구체적인 절차를 규정하는 수사규칙을 제정할 예정이다. 인원 선발과 규칙 제정 등이 모두 마무리되는 데 최대 2개월 정도가 걸릴 것으로 보여 공수처는 빨라야 올 3월에 이른바 ‘1호 사건’ 수사에 착수할 것으로 보인다.
위은지 wizi@donga.com·고도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