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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업체, 웹툰-애니-드라마 제작 나선다

입력 | 2021-01-22 03:00:00

리디, 인수합병으로 영역 확장… 보유 콘텐츠로 게임제작도 준비
밀리의 서재, 드라마 판권 중개 “트렌드 민감해 IP시장 경쟁력”




“전자책 업체들이 지식재산권(IP) 전쟁에 뛰어들고 있다.”

한 드라마 제작사 관계자는 최근 전자책 업체들이 전자책 유통에서 더 나아가 애니메이션, 게임, 드라마 등 IP 시장에 뛰어드는 상황을 이같이 표현했다. 이들은 기존에 보유한 전자책 IP를 활용해 드라마, 영화, 웹툰 등을 만드는 기업이 되려고 한다는 것이다.

2009년 11월 전자책 업체인 리디북스로 출발한 ‘리디’가 대표적이다. 이 회사는 2019년 8월 애니메이션 스트리밍 서비스를 제공하는 라프텔과 합병하며 사업 확장을 시작했다. 지난해 2월 웹소설 전문 출판사 에이시스미디어를 인수했고 이달 11일에는 게임 사업 진출을 위해 자회사 ‘투디씨(2DC)’를 설립했다.

사업 영역을 확장한 후 각종 콘텐츠를 내놓았다. 지난해 8월 로맨스 판타지 웹소설 ‘상수리나무 아래’를 웹툰으로 만들었다. 지난해 11월엔 자체 제작한 애니메이션 ‘슈퍼 시크릿’을 공개했다. 올해 상반기엔 로맨스 판타지를 기반으로 한 모바일 게임 ‘반만 남은 세계’를 내놓을 계획이다. 현재 리디가 보유한 콘텐츠 수는 23만 개다. 전자책에서 출발했지만 이제 애니메이션, 웹소설, 웹툰, 게임 사업을 하는 기업으로 분류된다. 리디 관계자는 “기존의 웹소설, 웹툰, 애니메이션을 게임 소재로 활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전자책 업체 ‘밀리의 서재’는 보유한 IP를 직접 확장하진 않지만 간접적으로 IP의 활로를 넓히고 있다. 서울 강남구의 한 부자 아파트에서 벌어진 의문의 살인사건을 다룬 소설 ‘행복배틀’의 TV 드라마화가 대표적이다. 이 소설은 밀리의 서재가 지난해 7월 장르 전문 출판사 고즈넉이엔티와 함께 진행한 공모전에서 당선됐다.

전자책 업체들이 다양한 장르로 사업을 확장하는 것은 오프라인 서점이나 출판사에 비해 트렌드에 민감해 IP 시장에서 경쟁력이 있기 때문이다.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드라마, 영화, 웹툰 등의 수요가 늘어나자 발 빠르게 움직이며 대응하고 있다. 독자들 역시 모바일로 책을 읽기 쉽게 제작된 전자책 플랫폼을 통해 웹소설, 웹툰을 보는 게 편하다는 반응이다. 한 웹툰 업계 관계자는 “웹툰이라는 인기 IP 하나가 드라마, 영화화되면서 추가 수익을 창출한 것처럼 전자책 업체들이 내놓은 작품들도 중요 IP로 떠오를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이호재 기자 hoh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