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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지역상권 살린다며 소상공인 잡는 복합몰 강제휴무

입력 | 2021-01-25 00:00:00


더불어민주당이 2월 임시국회에서 복합쇼핑몰의 월 2회 휴일 휴무를 강제하는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안을 통과시키기로 하면서 이곳에 입점한 소상공인들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월 2회 주말에 쉬면 아예 문을 닫아야 할 정도로 어려운 형편이라는 게 이들의 호소다. 여당이 중소상공인을 위한다는 명분으로 추진 중인 대기업 복합몰 규제가 오히려 소상공인을 궁지로 내모는 결과를 낳고 있는 것이다.

여당은 복합몰 규제의 이유로 전통시장과 지역상권 보호를 내세웠다. 하지만 스타필드와 롯데몰만 보더라도 전국 13곳 2000여 개 매장 대부분을 소상공인들이 운영한다. 음식이나 각종 서비스를 제외하고 복합몰에서 파는 제품의 약 70%가 중소기업 브랜드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내수경제가 빈사 상태인 상황에서 중소상공인이 중소기업 제품 파는 것을 여당이 앞장서서 막을 일인지 의문이다.

대형 유통시설이 문을 닫으면 근처 전통 상권에 도움이 된다는 주장도 논란의 여지가 많다. 지난해 한국유통학회가 발표한 ‘대형 유통시설이 주변 상권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에 따르면 대형마트가 문을 닫았을 때 주변 3km 내 상권 매출은 오히려 감소했다. 소비자들은 동네 점포를 찾는 대신 다른 지역 대형마트나 온라인 쇼핑을 선택했다.

복합몰을 단순한 유통시설로 보는 것은 지나치게 좁은 시각이다. 복합몰은 이미 놀이시설, 영화관, 문화 배움터 등 여가를 즐기는 생활 문화공간으로 자리 잡았다. 서울 용산아이파크몰은 2017년 대규모 확장 이후 연간 방문객이 3500만 명으로 늘었는데 주변 용산역 상권의 유동인구도 1년 새 두 배로 증가했다. 복합몰과 소상공인은 경쟁관계가 아니라 상생의 관계일 수 있다는 방증이다.

중소상공인 보호는 정부가 마땅히 해야 할 일이다. 다만 대기업 쇼핑몰을 누르면 동네 상권이 살아난다는 식의 정책은 소비 흐름을 읽지 못한 구시대적 발상이다. 좋은 결과를 얻기 위한 방법을 고민하지 않고 규모가 큰 쪽을 악으로 몰아 규제하면 전체적인 내수를 침체시키는 부작용만 가져올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