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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신한銀, 신년 키워드는 ‘디지털’

입력 | 2021-01-25 03:00:00

우리은행 “혁신 DNA 절실한 때”… 경쟁사 카뱅 대표 불러 특강 받아
“디지털 컴퍼니, 우리가 갈 방향”… 신한은행도 사고방식 전환 강조




권광석 우리은행장(왼쪽 사진)과 진옥동 신한은행장이 22일 비대면 방식으로 ‘2021년 경영전략회의’를 열고 디지털을 앞세운 경영 목표를 내놨다. 두 행장은 각각 직원들에게 ‘디지털 마인드셋’과 ‘디지털 리터러시’를 길러야 한다고 당부했다. 우리은행·신한은행 제공

22일 오후 우리은행 본점에서 열린 ‘2021년 상반기 경영전략회의’. 연단에 권광석 우리은행장과 낯선 얼굴이 등장했다. 신흥 경쟁 상대인 카카오뱅크의 윤호영 대표였다. 시장에서 경쟁 관계에 있는 동일 업종의 최고경영자(CEO)가 우리은행 경영전략회의에 참석한 것은 처음 있는 일이다.

윤 대표는 비대면 화상회의를 통해 우리은행 전 임직원을 대상으로 카카오뱅크의 혁신 사례, 금융업의 미래 등 ‘디지털 혁신’과 관련해 50분 동안 특별강연을 했다. 윤 대표는 이 자리에서 “정보통신기술(ICT) 투자를 비용이라고 생각하면 안 된다” “디지털 문화에 친숙한 고객에게 더 나은 사용자경험을 제공하는 것이 혁신이다”라고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디지털 금융’을 주도하기 위해선 경쟁사의 노하우까지 배우는 오픈 마인드를 가져야 한다는 권 행장의 의지로 마련된 자리였다”고 말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금융권의 디지털 혁신, 비대면 업무 전환이 가속화되는 가운데 시중은행들이 올해 경영전략회의를 열고 ‘디지털 플랫폼’ 중심의 미래전략 구상을 속속 내놓고 있다.

우리은행은 경영전략회의에서 ‘전사적 디지털 혁신, 디지털 금융시장 주도’라는 경영목표를 내놨다. 권 행장은 “122년 유구한 역사를 가진 우리은행의 위기극복 DNA에 ‘혁신 D.N.A’를 더해 디지털 금융시대를 주도해 나가자”고 당부했다. ‘혁신 D.N.A’는 디지털 혁신(Digital), 지속가능 성장(Net), 수익기반 확대(Action)를 뜻하는 영어 단어의 앞 글자를 따서 만든 경영 키워드다.

신한은행도 22일 경영전략회의를 열고 ‘고객 중심, 미래 금융의 기준, 일류로의 도약’이라는 전략 목표를 발표했다. 진옥동 신한은행장은 “신한은행이 가야 할 방향은 고객과 미래를 신뢰로 이어주는 디지털 컴퍼니”라며 “고객과 사회의 두터운 신뢰로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루자”고 당부했다. 경영전략회의 이후 열린 2020년 종합업적평가대회도 전국 모든 영업점을 화상으로 실시간 연결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두 은행장은 각각 ‘디지털 리터러시(Literacy)’ ‘디지털 마인드셋(Mindset)’ 등을 강조하며 업무 방식과 사고방식의 전환을 주문했다. 진 행장은 “디지털을 도구로 삼아 각자 맡은 영역에서 상상력을 발휘하는 디지털 리터러시(디지털 이해·표현 능력)를 길러야 한다”고 했다. 권 행장도 “빠르게 변화하는 디지털 시대에는 회의, 의사결정 등 우리가 일하는 모든 방식에 대해 새롭게 생각하는 디지털 마인드셋(사고방식)을 갖춰야 한다”고 말했다.

신지환 기자 jhshin9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