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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은 공군기 투입, 美는 U-2기 파견… 남동중국해 기싸움

입력 | 2021-01-25 03:00:00

바이든 취임하자마자 갈등 격화




대만을 둘러싼 조 바이든 신임 미국 행정부와 중국의 대립이 격화하고 있다. 중국이 23, 24일 이틀 연속 각각 10대가 넘는 전투기를 남중국해에 동원한 가운데 미 국무부와 인도태평양사령부 역시 23일 남중국해에서 중국의 활동을 억제하고 대만 방어를 위해 최선을 다할 뜻을 분명히 했다.

미 국무부는 이날 성명을 통해 “중국은 대만을 겨냥한 군사, 외교, 경제적 압박을 중단하라”며 “대만을 포함한 이웃들을 겁주려는 중국 인민해방군의 계속된 시도를 우려 속에 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같은 날 ‘중국 공군 전투기와 폭격기가 대만 방공식별구역(ADIZ)에 진입했다’는 대만 국방부의 발표 직후 나온 성명으로 대만에 힘을 실어주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23일 ‘훙(H)-6K’ 폭격기 8대와 ‘젠(J)-16’ 전투기 4대 등 중국 공군기 12대는 대만 남서쪽 ADIZ에 진입했다. 대만 본토와 대만이 실효적으로 지배하는 남중국해 둥사(東沙)군도 사이에 있는 곳이다. 대만 군 당국은 24일에도 전투기 12대를 포함한 중국 공군기 15대가 대만 ADIZ 남동쪽을 침범했다고 밝혔다.

중국은 대만과 남중국해가 줄곧 중국 영토라고 주장하며 최근 수개월간 이곳에 군용기를 출격시켰다. 특히 이틀 연속 전투기를 동원한 것은 이례적인 데다 모두 최신 기종이어서 중국이 대만을 넘어 미국에 군사력을 과시하려는 의도로 봐야 한다는 분석도 있다. 장춘후이(張春暉) 중국군 동부전구 대변인은 23일 “대만과 그 부속도서는 분명한 중국 영토”라며 “군은 대만 독립을 주장하는 세력을 타격할 능력을 갖고 있다”고 주장했다.

같은 날 미 인도태평양사령부 역시 “루스벨트 항모전단이 남중국해에서 훈련을 실시했다”며 “항행의 자유를 확보하고 해상 안전을 증진하기 위해서”라고 밝혀 중국을 겨냥하고 있음을 분명히 했다. 미국은 남중국해가 중국 영토가 아닌 ‘공해(公海)’라며 무인도에 군사기지를 속속 건설하는 중국의 영유권 주장에 맞서고 있다.

앞서 주한미군의 U-2S 고공정찰기가 22일 동중국해까지 날아가 정찰임무를 실시한 것 또한 미국의 중국 견제 포석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날 경기 오산기지를 이륙한 U-2S 정찰기는 남하해 제주도를 지나 동중국해의 약 5만8700피트(약 17.8km) 상공을 비행한 후 기지로 복귀했다. 지난해 12월 중순에도 주한미군의 U-2 정찰기 1대가 남중국해 대만 인근 상공에서 포착됐다.

22일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중국이 양제츠(楊潔지) 공산당 정치국원을 미국에 보내 양국 고위급 회담을 추진하고 있다”고 보도하자 중국이 즉각 부인하는 등 바이든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정상회담 개최를 둘러싼 기 싸움도 상당하다.

WSJ는 지난해 12월 시 주석이 바이든 당선인에게 축하 메시지를 전달한 뒤 추이톈카이(崔天凱) 주미대사가 다시 미국 측에 서한을 보내 고위급 인사 회동을 제안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23일 주미 중국대사관은 성명을 내고 “미 언론에 보도된 어떠한 서한도 작성한 바 없다”고 반박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은 미중 정상이 10월 이탈리아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등에서 만날 가능성을 거론했다. 시 주석과 바이든 대통령은 모두 8차례 만났다. 2015년 9월 시 주석이 미 워싱턴을 방문했을 때 당시 부통령이던 바이든과 마지막으로 회동했다.

SCMP는 미국의 거듭된 제재로 어려움에 처한 중국 최대 통신장비업체 화웨이의 런정페이(任正非·77) 창업자가 22일 회사 내부망에 “‘미국의 궁극적 목적은 우리를 없애 버리는 데 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 / 윤상호 군사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