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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이 퍼지면 12월 악몽으로 돌아갈수도”

입력 | 2021-01-25 03:00:00

[코로나19]
방역당국 “현재는 유행 억제 상황… 영국發 변이탓 코로나 확산 가능성”
英존슨 “변이, 치명률도 30% 높아”




방역당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3차 유행의 최대 변수로 변이 바이러스를 꼽았다. 영국에선 강력한 전파력을 가진 변이 바이러스가 치명률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본부 제2부본부장은 23일 “국내 코로나19의 감염병 재생산지수가 0.82 정도인데 만약 영국발(發) 변이 바이러스가 국내에 광범위하게 확산하면 이 수치가 1.2로 올라갈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감염병 재생산지수는 확진자 1명이 몇 명을 감염시키는지 나타내는 수치다. 1 이하면 유행 억제, 1 이상이면 유행 확산을 의미한다. 권 부본부장은 “영국발 변이 바이러스가 광범위하게 퍼지면 지난해 12월의 악몽과 같은 상황으로 돌아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지금까지 해외 연구 결과를 보면 변이 바이러스의 전파력은 기존 바이러스보다 1.5∼1.7배 강한 것으로 분석됐다. 상대적으로 치명률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은 것으로 추정됐다. 하지만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22일(현지 시간) 열린 기자회견에서 “변이 바이러스가 더 빨리 확산될 뿐 아니라 치명률도 30% 더 높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정부 자문 연구그룹의 분석 결과다. 설명에 나선 패트릭 밸런스 최고과학자문관은 “기존 바이러스의 경우 60세 코로나19 환자 1000명 중 10명이 사망했는데 변이 바이러스의 경우 13명이었다”고 설명했다.

다만 추가 검증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영국 정부의 긴급상황과학자문그룹(SAGE) 소속 마이크 틸데슬리 박사는 “상대적으로 적은 데이터를 기초로 한 조사라 결론을 도출하기 너무 이르다”고 밝혔다. 변이 바이러스 자체의 치명률이 높다기보다는 빠른 전파로 확진자가 급증해 의료체계에 부담이 오고, 이것이 치명률을 높일 가능성을 포함해 여러 변수를 검토해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한국도 변이 바이러스의 치명률이 높거나 백신 및 치료제의 효과가 무력해질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연구를 진행 중이다. 결과는 설 연휴(2월 11∼14일) 전에 나올 것으로 보인다. 권 부본부장은 “영국 정부의 발표에 의하면 (변이 바이러스의) 치명률도 더 높아질 수 있기에 매우 두려운 상황”이라며 “세계 각지에서 다양한 변이 바이러스가 속속 발견되면서 전파 속도는 물론이고 중증도도 높아진다는 발표가 있다. 이는 방역의 큰 변수 중 하나”라고 강조했다.

24일 기준 전 세계 코로나19 누적 확진자는 9940만 명을 넘었다. 이달 중 1억 명을 넘길 것으로 보인다. 현재까지 사망자 수는 213만여 명이다.

김성규 기자 sunggyu@donga.com / 파리=김윤종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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