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당 김종철 대표가 지난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신년기자회견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2021.1.20/뉴스1 © News1
25일 당 소속 의원을 성추행한 사실을 인정하고 사퇴한 김종철 정의당 대표는 학생운동에 이어 줄곧 진보정당에 몸담아온 진보정당 대표 정치인이자 청년 정치인이다.
지난해 10월 임기 2년의 당대표직에 선출돼 진보정당 2세대로서 조국 트라우마를 깨고 정의당의 재도약을 이끌 적임자로 주목을 받았으나, 불과 3개월만에 불명예 퇴진을 하게 됐다.
배복주 정의당 부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오늘 당원 여러분과 국민 여러분께 매우 부끄럽고 참담한 소식을 알리게 됐다”며 “지난 1월 15일 김종철 대표의 성추행 사건이 발생했다. 피해자는 당 소속 국회의원 장혜영 의원”이라고 밝혔다.
김 전 대표는 고(故) 노회찬 원내대표의 마지막 비서실장을 지내는 등 진보 외길을 걸어온 진보정당 대표 정치인이다. 운동권 출신으로 진보적 색채는 강하지만 원만한 성품을 지닌 것으로 유명하다.
서울대 재학 중 학생운동을 하다 졸업 후에는 1998년 민주노동당의 전신인 국민승리21 권영길 대표의 비서로 대중 정치에 입문했다.
2006년에는 36살의 나이에 민주노동당 서울시장 후보로 선출돼 ‘민주적 사회주의’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지방선거를 치렀다. 그는 2008년 민주노동당을 탈당하고, 진보신당 창당발기인에 이름을 올리며 당적을 옮겼다.
2015년 정의당에 합류한 그는 고(故) 노회찬 전 원내대표와 윤소하 전 원내대표의 비서실장을 지냈다.
당대표 취임 후 ’민주당 2중대‘란 오명에서 탈피해 진보정당으로서 정의당의 정체성을 다지는 데 주력했다. 중대재해기업처벌법에 대한 여야의 공감대도 이끌어내는 등 정책적인 성과를 거두기도 해 거대 양당의 틈에서 야성을 찾고 있다는 긍정적인 평가도 받았다.
지난 20일 신년 기자회견에서는 “정의당은 2020년 중대재해법에 이어 올해에도 평범한 사람의 존엄을 지키겠다”며 “2021년 정의당은 ’데스노트‘가 아닌 ’입법노트‘로 ’살생부‘보다는 ’민생부‘로 기억될 것”이라는 포부도 밝혔다.
이 가운데 발생한 성추행 사건으로 본인은 물론 당 전체에도 적지 않은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한 당내 인사는 뉴스1과 통화에서 “그야말로 충격이다. 김 대표 측 인사들 상당수도 오늘 오전에야 인지한 것으로 안다”며 “진보진영 세대교체를 상징하는 대표적 인사가 성추행이란 큰 불명예로 물러나는 것에 대한 우려가 크다”고 말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