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랫층에 사는 여성의 집 도어락 비밀번호를 누르고 들어가려다 미수에 그친 혐의를 받는 20대 남성에게 법원이 징역형 집행유예를 선고했다.
법원은 이날 서울북부지법 형사8단독 김영호 판사가 주거침입미수 혐의로 기소된 회사원 A 씨에게 지난 15일 징역 4개월에 집행유예 2년형을 선고하고 보호관찰을 명령했다고 밝혔다.
A씨는 지난 2019년 7월 저녁시간대에 서울 강북구에 위치한 빌라 2층에 있는 B 씨의 집 출입문 비밀번호 4자리를 입력하고 들어가려 한 혐의를 받았다.
그러나 법원은 A 씨가 사전에 비밀번호를 알고 있었기 때문에 한 번에 문을 열 수 있었던 것으로 봤다. 법원은 “피고인과 피해자의 도어락 비밀번호는 같은 번호로 구성은 돼있지만 순서가 상이한 다른 번호”라며 “실제 비밀번호를 누를 때 손의 움직임(이동경로)이 전혀 겹치지 않는다”고 말했다.
아울러 “피고인 주장대로 이동경로가 완전 다른 비밀번호가 우연히 눌러져 현관문이 열려졌다는 것은 경험칙상 도저히 믿기 어렵다”며 “피해자가 피고인이 틀리지 않고 한 번에 정확히 입력해 도어락이 열렸다고 진술하고 있고 피고인도 이를 인정하고 있는데 이미 비밀번호를 알고 있었기 때문으로 보는 게 합리적”이라고 했다.
A 씨가 지로용지를 보며 올라가다가 비밀번호를 눌러 현관문을 열었다는 주장도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김 판사는 “당시 계절과 시간상 건물의 구조, 창문의 위치 등에 비춰 계단과 복도가 어두운 상태였을 것으로 보이며 센서등이 연속적으로 켜진 상태였을지 의문이 든다”며 “피고인이 도어락을 열 때 센서등이 꺼진 상태였고 어두웠다고 진술하다가 번복한 점 등을 볼 때 진술을 믿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김혜린 동아닷컴 기자 sinnala8@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