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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장려-도시재생으로 인구감소 문제 해결하겠다”

입력 | 2021-01-26 03:00:00

결혼장려 나선 이태훈 대구 달서구청장
결혼장려팀 신설해 122쌍 결혼 성과… 출산-양육 등 생애주기별 정책 추진
초중고교생 대상 진로탐색 기회 제공
맞춤형 청년 일자리 지원사업도 펼쳐



이태훈 대구 달서구청장은 25일 동아일보와 인터뷰에서 “후손에게 살기 좋은 환경을 물려주는 것이 선배들의 책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대구 달서구 제공


이태훈 대구 달서구청장은 지난해 국무총리와 행정안전부 장관에게 결혼 장려 분위기를 확산시켜야 한다는 내용의 자필 편지를 보냈다. 최근 사상 처음으로 출생아보다 사망자가 많은 ‘인구 데드크로스’가 일어난 사실이 알려지면서 그 배경이 주목을 받고 있다. 이 구청장은 “기초지방자치단체가 결혼 장려에 나선 것은 그만큼 절박하다는 의미”라며 “미래 관점에서 인구 감소 문제를 진단해 본 결과 해결책이 보였다”고 말했다.

이 구청장은 2016년 취임과 동시에 전국 처음으로 결혼장려팀을 신설했다. 안팎의 우려가 적지 않았지만 당초 예상보다 높은 성과를 내고 있다. 그해 12월 청춘남녀 만남 행사를 처음 연 이후 최근까지 모두 122쌍이 결혼했다.

이 구청장은 ‘결혼 장려 문화 확산을 위한 범시민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경찰서와 우체국 병원 등 23개 유관기관과 업무 협약해 여러 결혼 사업도 발굴하고 있다. 그는 “지난해 지방소멸위기지역 지원특별법에 청년 결혼 장려 지원 조항을 신설해 달라고 국회에 요구했다. 앞으로 결혼 장려 문화가 법제화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달서구는 결혼 장려를 바탕으로 생애주기별 정책을 추진해 인구 감소 위기를 극복하고 있다.

이 구청장은 “달서구에서 결혼한 부부가 자녀를 출산하고 좋은 환경에서 잘 키우도록 뒷받침해야 한다. 자녀 또한 양질의 일자리를 갖고 정착하도록 유도하는 게 핵심이다”고 말했다.

달서구는 신혼부부가 지역에서 출산 및 양육할 수 있도록 다양한 정책을 펴고 있다. 첫째 아이 출산 가정에는 20만 원 내외의 육아용품을 지원한다. 셋째 아이 출산 시에는 2년 동안 모두 100만 원의 출산 축하금을 지급하고 있다. 또 지난해 7월 대구에서 처음으로 아동보호팀을 신설해 아이 키우기 좋은 환경 만들기에 앞장서고 있다. 이 같은 노력으로 같은 해 보건복지부의 아동보호체계 구축 평가에서 대상을 받았다.

달서구의 학생 지원 사업도 다양하다. 최근 도원동 달서구진로진학지원센터를 열어 초중고교생에게 체계적인 진로 탐색 기회와 맞춤형 입시 진학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2009년 출범한 달서인재육성재단은 최근까지 722명의 학생에게 9억9000여만 원의 장학금을 전달했다. 고교 경쟁력을 위해 대구 최대 규모인 15억7000만 원의 교육 보조금을 지원한다.

달서구는 청년들이 좋은 일자리를 갖도록 돕고 있다. 조직개편을 통해 일자리경제과를 일자리지원과와 경제지원과로 나눠 일자리 창출 효율을 높이고 있다. 기초지자체로는 드물게 청년 해외 일자리 지원사업을 추진해 2년 동안 17명의 해외 진출을 도왔다. 취업 전문가 특강과 온라인 컨설팅, 지역 산업 맞춤형 일자리지원사업 등 대학에서 하는 지원책도 펼치고 있다. 최근 2년간 159명이 취업에 성공했다.

스마트도시 조성은 미래 인구 유치를 위한 사업이다. 최첨단 시스템을 각종 시설에 접목해 살기 좋은 환경을 구축하는 것이 목표다. 드론과 사물인터넷(IoT)를 활용해 성서산업단지 미세먼지 배출을 감시하고 스마트 횡단보도를 설치해 어린이 교통사고를 줄이는 것이 대표적이다.

달서구는 스마트전략팀을 신설해 사업을 지원하고 있다. 다음 달 스마트도시위원회도 구성한다. 지난해 5월 스마트 산단으로 지정된 성서산업단지는 앞으로 4년 동안 2958억 원을 투입해 지능형 친환경 제조공간으로 바뀐다.

이 구청장은 “결혼 장려와 도시재생 사업이 인구 감소 문제를 해결하는 열쇠가 되도록 계속 힘을 쏟겠다”고 말했다.

명민준 기자 mmj86@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