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범계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어제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에 대한 불법 출국금지 의혹에 관해 “현재 상태에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로 사건을 이첩하는 게 옳다”고 말했다. 박 후보자는 “장관으로 일할 수 있게 되면 (공익신고 과정에서) 수사자료 유출, 출국 배후 세력 등을 포함해 그 부분까지도 살펴보도록 하겠다”, “왜 이 사건이 절차적 정당성을 실현하는 데 대상이 돼야 하느냐”고도 말했다.
공수처법에 따르면 공수처 외 수사기관이 검사의 범죄 혐의를 발견한 경우 사건을 공수처에 이첩하도록 돼 있다. 하지만 현재 공수처는 처장만 임명했을 뿐 차장과 검사는 없어서 제 기능을 할 수 없는 상황이다. 또 법무부는 검찰의 김 전 차관 불법 출금 의혹 수사에 반발하면서 공익신고자에 대한 고발 가능성까지 언급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박 후보자가 공수처 이첩과 수사자료 유출 문제를 거론한 것은 수사팀의 사기를 꺾을 수 있다.
박 후보자는 검찰의 월성 원전 수사와 관련해서는 서면답변에서 “검찰이 정치적 목적으로 과잉 수사를 하고 있다는 비판도 있다. 적절히 지휘·감독하겠다”고 밝혔다. 6건의 수사지휘권을 발동하면서 검찰과 충돌했던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전철을 박 후보자가 밟을까 우려된다. 공직자 재산 신고 과정에서 임야와 배우자 명의 콘도 등을 누락한 것 등 박 후보자의 도덕성에 대한 의혹도 남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