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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당의 잠 못 이루는 밤…배복주 ‘당원 향한 답변서’

입력 | 2021-01-26 00:27:00

심상정 이어 배복주, 페이스북에 장문의 글
"당원분들께 받은 질문에 답변 작성해봤다"




 25일 기자회견을 열고 김종철 정의당 대표의 성추행 사건을 발표한 배복주 부대표가 이날 자정을 앞두고 장문의 ‘답변서’를 페이스북에 올렸다.

이날 오후 10시께 심상정 의원도 “가슴 깊은 곳에서 통증이 몰려온다. 당 대표를 지냈던 사람으로서 무한한 책임을 느낀다”고 밝혔다. 기자회견 이후 12시간 만의 첫 입장을 밤 늦게 내놓은 것이다.

심 의원은 “스스로의 존엄을 회복하기 위해, 다른 피해자들과의 연대를 위해 고통 속에서도 용기를 내준 장혜영 의원에게 깊은 위로와 굳건한 연대의 뜻을 보낸다”고 밝혔다.

배 부대표는 당원들을 향해 “실망시켜드려 죄송하다”며 “당원분들께 제가 받은 질문에 대해 답변을 작성해보았다”고 운을 뗐다.

그는 조사와 관련한 전 과정을 비공개로 한 이유에 대해 “성폭력 사건에서 늘 발생하는 2차 피해에 대한 우려 때문이었다”며 “최대한 피해자의 의사와 요구를 존중하고 가해자는 인정·사과·책임에 대해 해결방안을 제시해서, 이에 대한 이행을 약속하는 협의를 이끌어내는 소통의 과정을 안전하게 갖기 위해서였다”고 설명했다.

구체적 피해사실을 묻는 질문에는 “성추행이다”라고 잘라말하며 “구체적 행위를 밝히지 않는 것은 행위 경중을 따지며 ‘그 정도야’, ‘그 정도로 뭘그래’라며 성추행에 대한 판단을 개인이 가진 통념에 기반해서 해버린다”고 답변했다. 어떤 식의 성추행을 당했는지 묻는 질문은 부적절하다고 일축한 것이다.
마찬가지로 김 대표의 음주 여부도 “실체적 진실을 판단하는 데 고려되는 요소가 아니다”며 “음주는 이 사건과 관련이 없다”고 강조했다.

논란이 된 형사처벌 여부에 관해서도 “피해자는 문제를 해결할 때, 자신이 원하는 해결방식을 결정할 수 있다”며 “물론 성폭력 범죄는 비친고죄에 해당하기때문에 경찰 인지수사가 가능하고 제3자 고발도 가능하다. 하지만 피해자가 자신이 원하는 해결방식을 명확하게 밝혔다면 그 의사에 반해 수사를 하는 것이 과연 피해자를 위한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을까”라고 반문했다.

그는 “이번 사건을 단순하게 개인의 일탈행위로만 규정하지 않는다”며 “조직문화가 성차별·성폭력을 용인하거나 묵인하는 것은 아닌지 점검해야 한다”고 거듭 밝혔다.

정의당 대표단은 이날 당헌당규에 따라 김 대표를 중앙당기위원회에 제소하고 직위해제했다. 중앙당기위원회는 독립적 의사결정 기구로, 징계 일정에 관한 구체적 사안은 대표단이 밝힐 수 없다고 전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