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시상식… 최소 인원만 참석
서울 종로구 동아미디어센터에서 25일 열린 제57회 동아연극상 시상식에서 꽃다발과 상패를 든 수상자들. 뒷줄 왼쪽부터 시계 방향으로 우연 구자혜 이리 박현진 이준우 전중용 김풍년 신재 권정훈 금배섭 김도영 이은용 박수진 씨. 송은석 기자 silverstone@donga.com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올라가지 못한 공연이 많습니다. 이 상은 지금도 애쓰는 연극인들에게 주는 응원이라 생각합니다.”(이준우 ‘왕서개 이야기’ 연출가)
서울 종로구 동아미디어센터에서 25일 열린 ‘KT와 함께하는 제57회 동아연극상’ 시상식에서 두 작품상 수상작의 작가와 연출가는 이같이 말했다. 작품상을 받은 ‘우리는 농담이(아니)야’와 ‘왕서개 이야기’는 각각 트랜스젠더와 전쟁 속 피해자를 소재로 삼아 감각적 연출을 선보인 수작으로 평가받았다. 이들은 코로나19로 힘든 시기를 겪은 연극계가 더 큰 응원과 창작극 지원을 통해 활력을 되찾기를 소망했다.
‘우리는 농담이(아니)야’로 연출상을 수상한 구자혜 연출가는 제작진과 논의 끝에 작품상 상금 전액을 청소년 성소수자 위기지원센터 ‘띵동’에 기부하기로 결정했다. 구 연출가는 “작품을 올리기까지 극단 스태프, 성북문화재단의 큰 도움이 있었다. 창작진 모두의 마음을 하나로 모아 청소년 성소수자를 응원하는 데 상금 전액을 후원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연기상을 받은 전중용 배우는 “여러 연극인을 한자리에서 만나니 우리 안에 정말 많은 이야기와 각자의 삶이 있음을 느꼈다. 앞으로 더 열심히 연기하며 살 것”이라고 했다. 함께 연기상을 받은 이리 배우는 “누군가는 말해야 할 성소수자 이슈를 꼭 기억했으면 한다”고 밝혔다.
신인연출상은 ‘무릎을 긁었는데 겨드랑이가 따끔하여’의 김풍년 연출가, 유인촌신인연기상은 ‘우리는 농담이(아니)야’의 박수진, ‘팜 Farm’의 권정훈 배우가 각각 수상했다. 희곡상은 ‘왕서개 이야기’의 김도영 작가가 받았으며, 무대예술상은 ‘무릎을 긁었는데…’에서 안무를 맡은 금배섭에게 돌아갔다. 새개념연극상은 장애인을 무대 안으로 끌어들인 신재 연출가, 특별상은 그간 공공극장으로서 좋은 작품을 선보인 남산예술센터에 돌아갔다.
이날 시상식에는 심사위원인 최용훈 청운대 뮤지컬학과 교수, 전인철 연출가, 김옥란 평론가를 비롯해 유인촌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박제균 동아일보 논설주간 등 30여 명이 참석했다. 올해 시상식은 코로나19로 최소 인원만 참석한 가운데 진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