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광주 남구의 한 고교에서 교사가 텅 빈 교실에 앉아 홀로 원격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올해는 학생들의 등교로 대면수업이 늘어날 수 있을지에 관심이 쏠린다. 동아일보DB
이소정 정책사회부 기자
대전 서구에서 아이 셋을 키우는 학부모 최모 씨는 다가오는 신학기 고민이 크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라 지난해 원격수업이 계속되면서 아이들은 종일 집에서 휴대전화를 들여다보고 있다. 최 씨는 “지난해 1년은 어쩔 수 없었다 하더라도 올해도 ‘집콕’만 할까 싶어 안쓰럽다”고 말했다.
최근 최 씨 같은 학부모들에게 ‘단비’와도 같은 소식이 들려왔다. 교육당국이 초등 저학년을 중심으로 올해 1학기부터 등교 횟수를 늘리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이다. 새해 들어 문재인 대통령과 정세균 국무총리가 잇따라 “등교수업을 늘리라”고 주문하자, 결국 교육부가 이번 주 중 ‘등교 횟수 늘리기’ 구체안을 내놓는다.
성적 하락보다 더 큰 문제는 사회성 저하다. 최근 성균관대 교육과미래연구소가 발표한 ‘코로나19 전후 학생의 사회정서적 경험’ 연구 결과에 따르면 원격수업 동안 전 연령대 학생의 사회정서적 발달 요인이 하강 곡선을 나타냈다.
다만 이번 등교 확대 논의가 충분한 검토 이후 추진되고 있는지는 의문이다. 지난해 말부터 시작된 코로나19의 ‘3차 대유행’이 아직 끝나지 않았다. 지역사회에서는 감염경로를 특정할 수 없는 이른바 ‘조용한 전파’가 꾸준히 발생하고 있다.
정부는 등교 확대의 주된 근거로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이 지난해 12월에 발표한 논문을 꼽는다. 이 논문은 “지난해 5∼7월 코로나19에 감염된 아동·청소년 127명 중 학교를 통해 감염된 사례는 3명에 불과했다”고 언급했다. 하지만 이는 3차 대유행 전에 조사한 것이다. 정 청장 역시 25일 “논문 결과 해석에 오해가 있다”고 했다.
학부모 사이에서도 등교수업 확대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많은 학부모들은 대면수업 확대를 반기고 있지만, 과대·과밀학급에 자녀를 보내야 하는 학부모들은 걱정이 앞선다. 등교수업이 실시되면 가정학습을 신청하겠다는 경우도 적지 않다.
이소정 정책사회부 기자 soj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