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작 애니메이션 2편에 관객 북적 “삶은 매 순간 소중” 메시지 ‘소울’ 동생 위한 사투 그린 ‘귀멸의 칼날’
디즈니·픽사 신작 ‘소울’에서 음악 선생님으로 일하던 조 가드너의 영혼(왼쪽)이 ‘태어나기 전 세상’에 가서 다른 영혼과 대화하고 있다. 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제공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여파로 맥을 못 추던 극장가가 따뜻한 메시지를 담은 애니메이션의 인기를 등에 업고 모처럼 활기를 찾고 있다. 디즈니·픽사의 신작 ‘소울’과 27일 개봉을 앞둔 일본 애니메이션 ‘귀멸의 칼날: 무한열차 편’이 ‘쌍끌이’로 관객들을 불러 모으고 있는 것. 소울은 ‘삶의 매 순간이 소중하다’는 메시지를 전하고, 귀멸의 칼날은 주인공이 위기에 처한 가족을 위해 싸우는 가족애를 다룬다.
20일 개봉한 소울은 극장가의 가뭄에 단비 같은 존재다. 소울의 개봉과 함께 극장 일일 관객 수는 한 달 만에 10만 명대를 회복했다. 2주 전까지만 해도 일일 관객 수는 영화진흥위원회가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 집계를 시작한 2004년 이래 최저치인 1만여 명으로 주저앉았다. 소울이 22∼24일 사흘간 30만3000여 명을 모으면서 해당 기간 전체 관객 수는 36만2000여 명으로 뛰었다. 이는 전주 관객 수(8만7000여 명)의 네 배를 넘는 수치다.
27일 개봉하는 일본 애니메이션 ‘귀멸의 칼날: 무한열차 편’에서 주인공 ‘탄지로’가 설원에서 검을 바라보고 있다. 이 영화는 일본에서 지난해 10월 개봉 후 일본 역대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했다. 워터홀 컴퍼니 제공
위안을 주는 내용도 한몫했다. 코로나19에 지친 사람들이 잔잔한 여운을 주는 영화를 찾은 덕이다. 소울은 목표를 향해 질주하라고 독려하는 대신에 ‘살아가는 순간순간 행복을 느끼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영화의 메시지를 곱씹기 위해 ‘N차 관람’을 했다는 관객도 많다. 귀멸의 칼날은 ‘혈귀’로 변한 여동생을 인간으로 되돌리기 위해 주인공이 사투를 벌이는 이야기다. 가족의 의미가 더 커진 코로나19 시대에 가족애를 소재로 해 공감을 샀다. 지난해 10월 일본에서 개봉한 귀멸의 칼날은 19년째 일본 박스오피스 1위를 지킨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을 제치고 일본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했다.
김재희 기자 jett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