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투수 서진용(왼쪽)과 롯데 구승민이 역투하고 있다. © 뉴스1
신세계그룹이 프로야구단 SK와이번스를 품는다. 인수가 확정되면 와이번스는 SK 간판을 ‘이마트’로 바꿔 달게 된다. 신세계와 롯데의 유통 ‘맞대결’이 야구판으로 확장되는 셈이다.
신세계그룹 이마트는 26일 SK텔레콤과 ‘주식 및 자산 매매를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SK와이번스 주식 100%와 부동산을 1352억8000만원에 인수한다고 밝혔다.
매매 대상은 SK와이번스 보통주 100만주와 SK테레콤이 소유한 야구연습장 등 부동산이다. 매매 대금은 주식 1000억원, 토지 및 건물 352억8000만원이다.
이번 ‘깜짝 인수’에는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의 의지가 결정적으로 작용했다는 후문이다. 신세계는 온·오프라인 통합과 온라인 시장의 확장을 위해 수년 전부터 프로야구단 인수를 타진해 왔다.
특히 국내 프로야구 팬덤 상당수가 백화점과 대형마트 주요 소비자층인 ‘MZ세대(1030세대)’라는 점에서 SK와이번스 인수를 적극적으로 추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통업과 스포츠의 결합으로 마케팅 시너지 극대화를 노린 ‘승부수’다.
신세계그룹은 SK와이번스 팬덤을 포함한 800만 야구장 관중을 잠재고객으로 포섭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인천 SK행복드림구장이 이미 ‘스포테인먼트(스포츠+엔터테인먼트)’ 마케팅을 펼치기에 최적화된 곳이라는 점도 고무적이다.
이마트와 SSG닷컴은 온·오프라인 유통업과 야구장을 넘나드는 ‘고객 경험 마케팅’에 주력할 방침이다. 야구팬과 소비자의 경계를 허물어 백화점과 대형마트 매출로 연결한다는 청사진이다.
올해 시즌부터 ‘이마트 와이번스’(가칭) 경기를 볼 수 있는 셈이다. 유통시장 숙적인 롯데와 ‘야구 맞대결’도 관전 포인트다. 신세계는 ‘라이프 스타일 센터’로 야구장을 재단장하고, 훈련 시설을 확충해 정규 시즌 준비에 만전을 기할 계획이다.
이마트 측은 “다음달 본 계약 후 KBO·인천시·공정거래위원회 등 관계기관의 승인을 통해 인수를 종결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SK와이번스는 한국시리즈 4회 우승 기록을 가진 명문 구단이다. SK그룹이 지난 2000년 쌍방울 야구단을 사실상 인수하면서 간판을 ‘SK와이번스’로 바꿔 달았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