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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수출길 막겠다”…백신 수급 차질에 강수

입력 | 2021-01-26 11:11:00

아스트라제네카, EU 공급 50% 줄이겠다 발표
폰데어라이엔 "구매 계약 충실히 이행하라"
EU서 생산하는 백신 수출 통제할 수도




유럽연합(EU)은 영국 제약사 아스트라제네카가 EU와 계약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충분히 공급하지 않는다면 이들 백신의 수출까지 막겠다고 25일(현지시간) 경고했다.

아스트라제네카 측이 생산 차질로 인해 1분기 유럽 백신 공급 물량을 당초 계약한 1억 회분에서 절반 수준으로 줄이겠다고 발표한 데 따른 대응이다.

가디언에 따르면 EU 집행위원회는 아스트라제네카가 계약을 충실하게 이행하지 않는다면 “EU 시민을 보호하기 위해 어떤 조처든 취하겠다”며 강경한 대처를 예고했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이날 파스칼 소리오 아스트라제네카 최고경영자(CEO)와 통화를 하고 아스트라제네카가 계약상의 의무를 완전히 이행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집행위원장의 대변인은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은 통화에서 아스트라제네카가 사전 구매 계약에서 약속한 내용을 이행할 것을 기대하고 있다고 분명히 밝혔다”고 했다.

이어 “또한 EU는 아스트라제네카가 유럽의약품청(EMA)의 조건부 승인을 받기 전에 생산량을 충분히 늘리기 위해 상당한 금액을 투자했다는 점을 소리오 CEO에 상기했다”고 전했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현재 유럽의약품청의 최종 승인 단계를 거치고 있다. 모든 조건이 충족된다면 유럽의약품청은 오는 29일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유통 허가를 권고할 예정이다.


스텔라 키리아키데스 EU 보건 담당 집행위원은 이날 아스트라제네카 관계자들을 만난 뒤 트위터를 통해 “아스트라제네카의 토론은 (공급량 부족에 대한) 불분명하고 불충분한 설명으로 인해 불만족스러웠다”고 지적했다.

그는 “EU 회원국은 단결돼 있다”며 단체 행동을 시사한 뒤 “백신 개발자들은 그들이 지켜야 할 사회적, 계약적 책임이 있다”고 강조했다.

키리아키데스 위원은 “지난 22일 아스트라제네카는 놀랍게도 EU와 합의한 것보다 훨씬 적은 물량을 공급하겠다고 알렸다”며 “이 새로운 계획을 우리는 받아들일 수 없다”고 했다.

또한 “EU는 백신 개발과 생산을 위해 아스트라제네카에 사전에 자금을 지원했으며, 지금 그 대가를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EU는 백신의 신속한 개발과 생산을 위해 지금까지 27억 유로(약 3조6000억원)을 투자했다.

키리아키데스 위원은 “EU는 지금까지 아스트라제네카가 생산한 백신 물량이 정확히 얼마나 되는지, 그리고 이 물량이 어떤 국가에 전달됐는지 확인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EU는 백신을 생산하는 제약사들이 제3국으로 백신 수출 시 사전에 알리도록 하는 ‘투명성 제도(export transparency mechanism)’ 도입을 제안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투명성 제도가 도입된다면 EU 역내에서 생산되는 백신의 수출 현황을 EU 회원국이 모두 공유할 수 있게 된다. 프랑스 제약사 사노피·영국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 독일 큐어백(CureVac)은 물론 벨기에에서 생산하는 미국 화이자 백신도 수출을 사전 고지해야 한다.

투명성 제도 도입에 EU 회원국의 지지도 이어졌다.

옌스 슈판 독일 보건장관은 “우리는 EU 역내에서 어떤 백신이 수출되고 있는지 파악하고 있어야 한다”며 “그래야만 EU와 제약사들의 계약이 공정하게 이행되고 있는지 알 수 있다”고 했다.

한편 아스트라제네카는 폰데어라이엔 위원장과의 면담을 마친 뒤 성명을 통해 “자사는 가능한 빨리 유럽 수백만 명에 백신을 전달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양측은 이날 회담에서 협력의 중요성을 강조했다”고 발표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