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0년 연간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1%로 1998년 이후 22년만에 처음으로 역성장 한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영향으로 운행을 멈춘 공항버스 100 여대가 서울 강서구 공영차고지에 세워져있다. 사진=김재명 기자 base@donga.com
지난해 한국 경제가 ―1.0% 성장하며 외환위기 이후 22년 만에 역(逆)성장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전 세계를 덮친 가운데 그나마 정부가 대규모로 돈을 풀고 수출이 버텨준 덕분에 더 큰 폭의 성장률 하락을 막아냈다. 청와대는 “국민이 일상의 희생을 감내해 가면서 올린 값진 성과”라고 평가했다.
한국은행은 지난해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1830조 원으로 전년 대비 1.0% 감소했다고 26일 밝혔다. 연간 성장률이 마이너스를 보인 것은 오일쇼크가 한국 경제를 덮친 1980년(―1.6%)과 외환위기 때인 1998년(―5.1%)뿐이다. 박양수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글로벌 금융위기 영향이 컸던 2008년 4분기~2009년 3분기 성장률이 ―1.0%”라며 “(코로나19 위기는) 그때만큼의 충격”이라고 했다.
코로나19 재확산에도 분기 성장률은 3분기(2.1%)에 이어 4분기(1.1%)까지 2개 분기 연속 회복세를 이어갔다. 한국 경제 버팀목인 수출이 9월을 기점으로 반등한 영향이다. 또 세계 주요국과 비교해도 선방한 성적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오전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성장률을 분석해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에 공유했다. 이를 두고 문 대통령이 자영업 손실보상제 논란 등으로 수세에 몰린 홍 부총리에게 힘을 실어줬다는 분석이 나온다. 홍 부총리는 이날 페이스북에 “선진국들보다 역성장 폭이 훨씬 작다”며 “우리 경제가 위기에 강한 경제임을 다시 입증한 결과”라고 썼다.
박희창기자 ramblas@donga.com
박효목기자 tree624@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