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신년 기자회견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를 선언한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26일 서울 종로구 서울시 선거관리위원회에서 예비후보자등록을 마친 후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4월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출마한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에 대해 “몸이 달아 있다”고 지적했다. 단일화 실무협상을 곧바로 진행하자는 안 대표의 제안과 관련해 부정적 입장을 다시 한번 밝히면서 야권 후보 단일화의 불확실성도 커지고 있다.
김종인 "(안철수) 서울시장 후보 되는 것에 집착"
김 위원장은 27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안 대표와 관련해 “너무나 시장 후보가 되는 것에 집착하는 사람”이라고 평가했다. 김 위원장은 야권 후보 단일화와 관련된 질문에 대해 “계속 몸이 달아하는 것을 보면 안타깝다”며 “(국민의힘) 후보가 만들어져야 단일화가 이뤄질 수 있다”고 말했다.그러면서 김 위원장은 국민의힘 후보가 선출된 3월 4일 이후 단일화 논의가 진행될 수 있음을 재차 강조했다. 그는 “단일화를 하면 우리 후보가 있어야 한다”며 “(국민의힘이) 후보 선정 과정에 있는데 한쪽에서 급하다고 해서 단일화가 될 수 있는 것이 아니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 결과와 관련해선 "지난 4년 동안 (문재인 정부가) 성공한 정책이 없다. 그에 대한 판단을 유권자가 해줄 것이라 믿는다"며 "승리한다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앞서 김 위원장은 국민의힘이 요구하는 입당을 거부하고 안 대표가 개방형 ‘통합 경선’을 제안하자 ‘뚱딴지같은 소리’라고 거부했다. 그러자 안 대표는 26일 서울시장 보궐선거 예비후보로 등록한 뒤 “가능한 한 빠른 시간 내에 실무 협상을 시작해야 단일화 확률을 높일 수 있다”고 압박했다.
김종인 "후보 단일화 일주일이면 된다"
하지만 김 위원장은 기자회견에서 안 대표의 우려와 관련해 “(단일화) 당사자들의 의지가 어떤 것이냐에 달려 있다”며 “시간을 많이 잡아먹을 필요가 없다”고 일축했다. 그러면서 “단일화 후보는 일주일이면 만들 수 있다”고 강조했다.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27일 국회에서 온·오프라인 방식으로 신년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안철민기자 acm08@donga.com
김 위원장은 국민의힘과 국민의당 청년조직이 야권 단일화를 촉구한 것과 관련해서도 “별다른 신경을 쓸 필요가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그 사람들이 (단일화를) 할 수 있는 권한이 있는 것이 아니다”며 “단일화에 대한 일반적인 얘기”라고 말했다. 앞서 국민의힘 중앙청년위와 국민의당 전국청년위는 26일 공동 입장문에서 “3자 구도로 승리하기 어렵다”며 야권 단일화를 촉구했다.
협상 시기 여전히 '평행선'…단일화 오리무중
김 위원장은 안 대표의 입당과 합당에 대해서도 "제의를 받아본 적이 없다"며 "지금까지 태도를 봐선 그런 일이 일어나리라고 상상도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이처럼 야권 후보 단일화 방법과 시기 등과 관련해 김 위원장과 안 대표가 서로 이견을 좁히지 못한 채 평행선을 달리면서 단일화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일단 3월 초 국민의힘 후보가 선출된 이후 단일화 협상이 진행될 것으로 보이지만 단일화 불발로 3자 대결 구도가 현실화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한편 김 위원장은 차기 대권주자로 주목받는 윤석열 검찰총장 관련 질문에선 "관심이 없다"며 "윤 총장이 대권후보가 될지는 나중에 지켜봐야 할 일"이라고 잘라 말했다. 반면 국민의힘 대선 주자들의 지지율이 답보상태에 대해선 "보궐선거가 끝난 다음에 지지율이 제대로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고성호 기자 sungho@donga.com